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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는 말 그대로 소속 연예인의 관리 영역이다. 매니저는 단순히 스케줄을 정리하는 것 뿐 아니라 사생활의 일정 부분까지 깊숙이 관여한다. 사생활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로 연결되기 때문. 매니저의 능력은 위기 상황 대처 능력 즉 리스크 관리에서 빛을 발한다. 똑같은 사건 사고라도 소속사가 얼마나 신속하게 또 합리적으로 입장을 정리하느냐에 따라 사건이 갖는 파장도 달라지게 된다. 이는 고스란히 해당 연예인의 재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가수 비(31, 정지훈 상병)의 특혜 논란에 현 소속사라고 볼 수 있는 국방부는 두 가지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먼저 매니지먼트 즉, 관리에서 실패했다. 비는 신곡 녹음 등의 공무와 관련 병외로 나가 연인 김태희와 데이트를 하는 등 허락되지 않은 접촉을 했다는 점이다. 군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휴가 일수에 대해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국방부는 포상휴가 총 28일, 외박 54일을 사용했으며 포상휴가는 2011년 11일, 2012년 17일 등 총 28일을 받았으며 외박 54일은 올해에 집중해서 받았다고 밝혔다. 2011년에는 병가 7일과 위로휴가 5일을 사용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비는 육군에 있을 때도 150일 동안 위로휴가·포상휴가·병가로 25일간 휴가를 다녀왔다. 이를 모두 합하면 복무기간 450일 가운데 94일을 휴가(외박)로 보낸 셈이다.
국방부가 상세한 내역을 공개하면서 까지 휴가일수에는 특혜가 없다고 어필했지만 이 같은 주장은 대중들에게 전혀 설득력이 없었던 듯 싶다.
지난 3일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의 휴가일수에 대해 “매우 많지는 않고 조금 많은 것 같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실제로 일반 사병의 평균 휴가일수는 군 복무기간을 통틀어 33일에 포상휴가 며칠을 더한 정도가 전부다. 비의 휴가 일수는 일반 사병에게는 엄두도 내기 힘든 날짜임에도 불구 “조금 많다”는 정도로 정리했던 것.
제주도 특급호텔 사용 논란도 마찬가지다. 비는 지난해 6월 제주도에서 군의 홍보지원 행사 후 도내 호텔 로얄 스위트룸에 머물렀다. 당시 1박에 60만원 상당의 숙박비는 행사 주최측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이하 케이블협회)에서 지불했다. 케이블협회 측은 행사 기간 중 회원사 임직원 및 공연 참가자 등에 항공/숙박 등 기본적인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히면서도 비 등에 특정해 고가의 숙박을 제공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국방부 역시 간부가 함께 했고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군 복무 중인 병사가 외부에서 숙식을 하게 될 경우 호텔을 제공받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국방부와 유관단체들이 해명을 할수록 비는 궁지에 몰린다. 심지어 비가 이번 논란으로 근신 7일을 받은 것에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어쩌면 연이은 논란에 비가 모든 비난을 뒤집어 쓸 이유는 없을 지 모른다. 일반 병사에게 위화감을 조장할 법한 수준의 휴가나 외박 특급 호텔을 요구한 것도 비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방부의 태도는 비의 이미지를 밑바닥까지 추락시켰다는 점이다.
이는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화살을 피하기 위해 매니지먼트의 기본인 대중들의 정서를 이해하는데 도통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지훈이 타겟이지만 그는 언젠가 제대 할 터, 결과적으로는 곧 국방부 전체가 불신을 받을 일이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 탓이다. 국방홍보원이 만약 하나의 기획사라면 어떤 연예인이 그런 기획사에 들어가고 싶어 하겠으며 그런 기획사에서 나온 연예인을 누가 좋아하겠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