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넝쿨째 굴러온 전지현. 제 발로 ‘베를린’ 합류”

류승완 감독이 배우 전지현 캐스팅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영화 ‘베를린’ GV 행사(관객과의 대화)에는 류승완 감독과 배우 류승범이 참석해 제작 과정 및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이날 류승완 감독은 “전지현 외에 다른 여배우의 캐스팅을 염두에 둔 적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본 쓸 때부터 고민했다. 다 쓰고 나서도 처음엔 멍했었다. 여자 역할이 있는데 북한 여자인 데다가 머릿속에 막상 그림을 그려내자니 잘 안 떠오르더라. 그래서 우선 남자 배우들부터 캐스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던 어느 날 전지현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며 “도대체 왜? 전지현이 왜?”라며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이에 관객들도 덩달아 웃음을 터뜨렸다.
류승완 감독은 “운 좋게도 전지현에게 먼저 연락이 올 수 있었던 건 영화 ‘도둑들’의 제작자 안수현 대표 덕분이었다”면서 “‘류승완 감독이 요즘 이런 영화를 하려고 한다’고 하자 전지현이 대본을 보고 싶다고 했다더라. 안 대표가 전지현에게 대본을 전달했고, 읽자마자 전지현이 사무실로 직접 온다고 했다. 나는 또 ‘왜? 전지현이 도대체 왜?’ 하며 당혹스러워했다”고 행복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웃음을 줬다.
그는 “‘전지현’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는 그냥 ‘예쁜 배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영화 ‘4인용 식탁’에서 전지현에 대해 ‘좋은 배우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더라”며 “무엇보다 민낯으로 사무실에 찾아 온 전지현은 너무 예뻤다”며 첫 만남을 전했다.
특히 그는 “전지현의 캐스팅은 ‘운’이었다”며 현재 ‘베를린’이 잘 되고 있는 이유가 순조로웠던 캐스팅도 한몫했음을 내비쳤다.
영화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최고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사상 초유의 미션을 그린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다. 국내에선 700만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지난 15일 LA, 라스베가스, 시카고, 뉴욕, 벤쿠버, 토론토, 몬트리올 등 북미 지역 21개 도시에서 개봉돼 호평을 얻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염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