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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객들은 굉장히 조용해요. 미국관객들이 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것과는 사뭇 다르죠. 그렇지만 그 안에 감춰진 영화에 대한 흥분과 기대감들을 읽을 수 있었어요.”
바시코브스카는 첫 한국 방문했다. 한국 감독과 영화작업을 했지만, 한국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그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하다. 관객과 마주했던 때를 기억하며 엷은 미소를 보냈다. 그와 함께 긴장과 설렘이 되살아난 듯 어깨 끝에 살짝 힘을 싣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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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는 내성적이고 고립된 인물이에요. 감정표현도 거의 하지 않는 아이죠.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난데없이 삼촌이라는 사람이 찾아 온거죠.”
어렸을 때부터 “조용하고 내성적이었다”는 바시코브스카는 인디아와 닮은 듯하다. “인디아와 나는 수줍음이 많다는 것이 닮은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게 전부에요. 우린 아주 많이 달라요. 특히 내면에 품고 있는 에너지가 그렇죠. 솔직히 아직도 미아를 완전히 다 이해한 것은 아니에요.”
바시코브스카는 캐릭터에 대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박 감독과 소통했다. 언어 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님과 언어의 문제로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감독님과 소통에 어떤 문제도 없었어요. 감독님은 내가 인디아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 장면 속에 내재된 의미를 파악하도록 도와주셨죠. 은유적인 표현들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스토커’의 시간 배경은 구체적이지 않다. 모호한 덕분에 인물들의 의상을 고르는 데 있어 시간적 배경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었다. 인디아는 그 개성을 십분 발휘했다.
“인디아는 성격답게 옷을 입어요. 깔끔하고 단정한 것을 좋아해요. 거의 강박에 가까울 정도에요. 단추도, 주머니도 나란히 대칭을 이룬 옷을 주로 입었죠.”
극 중 인디아의 의상이 유난히 돋보이는 이유다. 그는 인디아의 의상에 대해 “인디아를 표현하는 데 탁월한 장치였다”며 “의상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고 좋아했다.
그의 연기력은 영화 속에서 빛이 난다. 박 감독은 “시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움을 지닌 배우”라는 찬사를 보냈다. 박 감독뿐만 아니라 많은 감독들이 바시코브스카를 찾는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제인에어’ 등을 통해 팔색조 매력을 선보였다. 여전히 엄청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는 “감독님들이 내게 굵직한 배역을 주시는 데 대해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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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염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