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에게 CF는 어떤 존재일까.
보통 CF 출연 횟수는 스타의 인기 바로미터로 통한다. 광고업계에서는 가장 핫 한 스타를 기용해 ‘이름값’ 덕을 톡톡히 보고 싶어한다. 그러니 자연스레 톱스타들의 광고료는 수억을 호가할 수 밖에 없다.
CF는 그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임은 물론이고, 엄청난 수입을 창출하는 복덩이다. 대부분의 스타들은 불안정한 미래를 대비해 CF를 적극적으로 찍는다. 때론 CF를 통해 이미지를 변신하거나, 업그레이드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매혹적인 CF 출연을 자제하는 스타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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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정우(36)가 먹거리 CF는 당분간 찍지 않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하정우는 먹방(먹는 방송)의 시초를 연 먹방계의 터줏대감이다. 그런 만큼 광고업계에선 러브콜이 쏟아졌다. 들어온 광고 제의만 수락했어도 그는 수십억대의 돈을 챙길 수 있었을 것이다. 팬들 역시 맛깔나게 먹는 하정우의 모습을 싫어할 리 없다. 하지만 그는 CF 출연 제의에 신중했다. 그리고 최신작 ‘베를린’ 관련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광고는 내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해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관심있는 분야의) 광고가 아니라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왔다”고 했다. 광고를 통해 배우 하정우의 이미지가 과도하게 소비되는 것을 절제하고 경계한다는 나름의 소신을 밝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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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광고업계의 애를 태우는 스타는 비단 하정우 뿐만이 아니다. 데뷔 23년차 국민가수 신승훈(46) 역시 그간 수많은 광고 제의를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승훈은 일전에 “가수활동 19년 동안 CF는 단 한 번도 찍어 본 적이 없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에 그는 “많은 제의를 받아 기뻤지만 지금은 할 시기가 아닌 것 같아 하지 않았다”며 CF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사실 CF 러브콜이 많은 가수 중 한 명이었다. 스캔들 한번 없는 깨끗하고 반듯한 이미지는 광고계에서도 탐낼 만한 것이었다. 그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당시 CF 기회가 온다면 하겠냐는 질문에 “뭐,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가 6개의 CF 제의가 들어왔을 정도다.
가수인생 23년차인 그가 “시기가 아니다”고 CF를 뿌리쳤다는 것은 본업에 모든 열정을 쏟는 것이 음악인으로 가야할 길이며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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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념 찬 군입대’로 더욱 사랑받은 배우 유승호(21)도 입대 전 다수의 CF 제의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호가 주연한 MBC 드라마 ‘보고싶다’가 큰 인기를 얻고 종영하자 광고업계에서는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유승호는 이를 모두 뿌리치고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입대하는 게 목표다. 입대도 조용히 할 예정이다. 남들 다하는 입대를 괜히 요란스럽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배우에게 있어 공백기만큼 치명적인 건 없다. 눈에서 멀어지면 금방 잊혀지는 야박한 연예계다. 그렇다보니 군복무라는 족쇄를 찬 남자 연예인들은 입대에 앞서 최대한 많은 CF를 찍고자 한다. 비록 작품은 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TV에 노출되면서
하지만 한편의 CF도 없이 유유히 떠난 그는 평소 입버릇처럼 말하던 “배우는 연기로 승부를 해야 한다”를 몸소 실천해보였다.
이처럼 나이를 불문하고 자신의 분야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가진 이들이 있다. 연예계는 물론이고 일반인에게도 좋은 귀감이 될 법 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경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