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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은 지난 18일 ‘연예인 지망생을 향한 기획사의 잔혹행위’를 주제로 방송된 JTBC ‘표창원의 시사돌직구’에 출연해 과거 성상납 제안을 받았던 사실을 털어놔 충격을 안겼다.
김부선은 이날 “1980년대 청와대 행사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다. 성상납 제의도 받았지만 거절했다”면서 “거절 이후 언론으로부터 대마초한 것이 폭로되는 등 마녀사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함께 출연한 사유리도 “성접대 제안을 받았지만 욕하며 거절했다.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거들었고, 라리사 역시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성접대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배우 장경아가 트위터를 통해 “몸 팔아 배역을 따내는 배우가 있다”고 한 과거 발언까지 뒤늦게 화제가 되면서 연예계 성상납 문제가 또 다시 재점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헌식 문화 평론가는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은 일단 술자리가 너무 많다. 성접대 관련 일부의 일을 섣불리 일반화 시키는 것은 오류지만 기본적으로 이 같은 일이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술자리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여배우들은 작품 캐스팅 관련 늘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데 이 심리를 악용한 경우가 사실상 많다. 실체가 없는 연예기획사가 많은 것도 문제”라면서 “인권, 연예계 내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실력 있는 사람들을 캐스팅해야하는데 다른 외적인 것을 적용해 발탁하는 것 자체가 시청자, 관객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안팎으로 뜨거운 논란을 낳고 있지만 전문가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논란의 표면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무조건 감추고 은폐하려고만 했던 연예계의 어두운 단면에 연예인 스스로가 당당히 문제 제기를 하면서 향후 투명한 연예계 문화 정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김헌식은 대중 평론가는 “과거 성접대 관련 이야기와 연루만 되도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이 있을까봐 무조건 감췄지만 이제 본인만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할 말은 하는 분위기”라며 “루머에 휩싸이면 적극적으로 해명과 공세, 나아가 고소까지도 하는 트렌드다. 문제 집단에 속해있는 본인들이 직접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개선 확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연예인의 위치와 파워가 향상된 만큼 보다 체계적인 교육제도, 투명한 선발 과정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인에 비해 고위 인사들을 비롯해 사회적 기득권층과의 만남의 기회가 월등히 많은 연예인. 직업 특성상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이 필수 요소인데, 엄청난 경쟁 시장에서 보다 좋은 기회를 잡아야 하다 보니 유혹을 쉽게 노출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신인 혹은 연예 지망생인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연예계 입문 루트를 제대로 잘 알지 못하는 경우, 속임수나 사기에 쉽게 속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실제 피해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 상대의 강요에 어쩔 수 없어, 향후 활동에 악영향을 끼칠까봐 혹은 협박 등으로 인해 접대에 응했다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 물론 연예인 스스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성상납과 스폰서의 경계는 모호할 수 있다”며 “처음에는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 차차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는 부류도 있다. 금전적으로 쪼들리는 경우 뿐 아니라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도 큰 노력 없이 목돈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스폰서를 자기 스스로 적극적으로 찾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끊이질 않는 연예계 성상납 문제들은 각계 관계자들의 총체적인 노력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
김헌식 평론가는 “연예계 질서 정립을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과 체계적인 구조 확립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연예 산업 구조가 커진 만큼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정부차원의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하며 연예인 스스로 의식 개선도 동반돼야 한다”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피해 사례를 줄일 수 있도록 연예기획사의 투명하고 체계화된 교육 과정 정립 역시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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