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측 “뺏긴 31곡 회수방법 無‥허탈”

전 음반사에 넘어간 조용필(63)의 노래 31곡에 대한 권리를 되찾을 방법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
조용필은 1986년 지구레코드의 대표 A씨와 음반계약을 하면서 방송권과 공연권은 조용필이 갖되 배포권과 복제권은 레코드사 측이 보유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했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당시 조용필은 계약 조건에 명기된 조항 중 복제 배포권, 유무형 복제권 등을 단순한 판권으로 잘못 이해하고 A씨에게 이 권리를 양도했다. 조용필의 명곡 31개의 저작권이 A씨에게 넘어간 것. 현재 이 권리는 A씨 사망 이후 A씨의 아들이 소유하고 있다.
31곡에는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슬픈미소’ ‘일편단심 민들레야’ ‘물망초’ ‘고추잠자리’ ‘못찾겠다 꾀꼬리’ ‘산유화’ ‘나의 노래’ ‘그대여’ ‘여행을 떠나요’ 등이 포함돼 있다. 대중들이 이 노래를 듣거나 노래방에서 부를 때 마다, 심지어 조용필이 자신의 노래를 공연에서 부를 때도 해당 저작권료는 고스란히 지구레코드 쪽에 들어간다.
1997년 조용필은 지구레코드 측을 상대로 해당 권리에 대한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2004년 대법원까지 올라가 결국 레코드사의 승소로 끝났다. 소송 과정에서 A씨는 조용필과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상대로 저작권 양도 사실 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법원 역시 지구레코드 측의 손을 들어줘, ‘조용필과 저작권협회는 A씨에게 4천4백 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조용필 측은 “내부적으로 논의를 계속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대법원까지 판결이 난 문제인 까닭에 더는 손 쓸 방법을 못찾고 있다”며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이런 사실에 분노한 네티즌들은 자발적으로 온라인을 통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 네티즌은 18일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가왕 조용필님의 31곡 저작권 반환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 서명운동은 하루만에 3천 8백여 명이 참여했다.
서명운동을 시작한 네티즌은 “45년간 그 분 때문에 행복하고 즐거웠던 우리들. 이것이 우리 모두가 가왕에게 만들어 드릴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와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용필은 10년 만에 발표한 19집 앨범 신곡 ‘바운스’(Bounce)로 국내 모든 음원 사이트의 1위를 휩쓸고 있다. 조용필은 오는 23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헬로’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연다. 이 공연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