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게 즐겁다. 3년 만에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단독콘서트를 선보인 틴탑(캡·천지·엘조·니엘·리키·창조) 말이다.
지난 11일, 12일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는 틴탑의 첫 단독콘서트 ‘2013 TEEN TOP No.1 Asia Tour in Seoul’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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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3년 만의 국내 첫 단독콘서트다. 타 아이돌과 비교해보자면 다소 늦었다. 그만큼 만반의 준비를 했고, 완벽한 무대를 위해 기다렸다.
장막이 걷히고 팬들의 환호 속에서 첫 번째 정규앨범 타이틀곡인 ‘긴 생머리 그녀’로 포문을 열었다. 무대 뒤 라이브밴드가 눈에 띄었다. 솔직하게 말하건대 틴탑은 각 잡힌 군무가 먼저 떠오르는 그룹이라, 밴드 라이브를 듣는 순간 놀란 게 사실이다. 앞선 기자회견에서 “늦은 감이 느껴지지 않게 완벽한 무대를 준비했다”던 리더 캡의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연이어 ‘길을 걷다가…’ ‘사랑하고 싶어’로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무대를 선보였다. ‘Baby U’ ‘Beautiful Girl’ ‘Girl Friend’로 이어지는 달콤한 러브송은 공연장을 말랑하게 녹였다. 틴탑은 돌출무대까지 누비며 팬들과 부지런히 호흡했다. “몸이 부서져라 춤추고 노래하겠다”던 포부처럼 공연장을 흔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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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그룹 콘서트에선 멤버들 각각의 개인 무대가 있기 마련. 그러나 틴탑은 6가지 개인 무대보다 2가지 개인무대와 5가지 유닛 무대를 선택했다. 이들은 따로 또 같이 발라드, R&B, 정통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였다.
니엘‧천지‧창조의 발라드곡 ‘헬로’를 시작으로 유닛무대의 향연이 이어졌다. 니엘과 캡은 자이언티의 ‘뻔한 멜로디’로 R&B곡을 선보였다. 특히 니엘은 올해 스무 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성량과 노련함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이때 멤버 캡이 중간에 등장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라는 센스 있는 가사가 돋보이는 랩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통 힙합곡 ‘Mr.Bang’은 캡‧엘조‧창조가 뭉쳤다. 엘조와 창조는 ‘배아파’와 댄스 브레이크로 쉴 새 없이 열기를 이어갔고, 니엘‧창조‧엘조‧캡은 ‘First Kiss’로 과감한 ‘미국춤’ 댄스를 선보였다. 무대에 앞서 엘조는 “섹시해질 것 같다. 마음 단단히 잡아라. 오늘 진짜 남자가 될 거다”라며 깜찍한 도발을 던져 팬들을 긴장하게 했다.
그렇다고 개인 무대가 배제된 건 아니다. 그간 가창력으로 부각되지 않았던 멤버들도 조심스레 실력을 내비쳤다. 막내 리키는 알렉스의 ‘그대라면’을 완창, “데뷔이후 처음으로 팬들 앞에서 곡 하나를 다 불러봤다”며 쑥스러워 했다. 연이어 천지도 정엽의 ‘잘 지내’를 열창하며 솔로 가능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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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탑을 설명하는데 있어 군무를 빼놓을 수 없다. 스스로도 군무를 비장의 무기로 꼽지 않던가. 오랜만에 선보인 ‘박수’ ‘Supa Luv’는 3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렸다. 리듬에 맞춰 터지는 폭죽, 화려한 레이저는 군무를 더 돋보이게 했다. 3년이 지나도 딱딱 맞는 춤으로 ‘자칼돌’의 건재함을 알렸다.
특히 밴드라이브는 ‘To You’ ‘향수 뿌리지마’ 등 과거의 명곡을 되살렸다. 댄스곡이었던 ‘향수 뿌리지마’는 감미로운 사운드로 재 편곡돼 ‘힐링’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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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을 위한 곡이라던 ‘엔젤’은 떼창의 현장이었다. 오롯이 가수와 팬만의 교감엔 다른 이들은 낄 자리는 없어보였다. 특히 반주가 꺼지고 팬들과 스태프들이 준비한 이벤트는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 무대 뒤 스크린에는 팬들이 콘서트를 축하하는 메시지가 띄어졌고, 멤버들은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쑥스러운 듯 팬들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더니 천지와 창조는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평소 눈물을 보이지 않기로 유명한 니엘은 “엄청 감동했는데 1위했을 때 느낌이다. 너무 좋은데 눈물이 안 난다”라며 “좋은 날 눈물 흘리면 안 된다”고 개구지게 웃었다.
또 씨스타로 변신한 멤버들은 길이 남을 명장면을 남기도 했다. ‘있다 없으니까’를 온몸으로 열창한 것. 섹시하고 과감한 동작은 팬들을 열광시키며 이번 공연의 ‘레전드’를 만들었다.
연이어 ‘왜’를 시작으로 팬들과 호흡하는 파티 분위기가 연출됐다. 힘을 풀고 자유롭게 무대를 누비며 흥겹게 팬들의 반응을 유도했다. 열광적인 분위기에 엘조는 신발이 분실돼 맨발투혼을 발휘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들과 함께한 활기 넘치는 공연은 마지막 곡 ‘미치겠어’와 앙코르 곡 ‘나랑 사귈래?’ ‘흔들어놔’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군무에서 해동돼도 틴탑은 충분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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