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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측은 28일 "내부사정으로 인해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며 "경영진에서 논의 끝에 확정한 사안이다. 첫 방송이 언제 나갈지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런 방송 연기로 ‘최일구의 끝장토론’을 기다린 분들에게 실망 드린 점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tvN 측은 "외압으로 인한 중단은 아니다"며 "내부적인 사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방송가에 외압으로 인한 프로그램의 중단 및 폐지는 흔한 일이 아니다.
한 방송 관계자는 CJ의 비자금 수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의혹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 계열 채널인 tvN에서 시사 토론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며 "외압이라기 보다는 내압에 가까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CJ 비자금 수사 이후 '끝장토론' 관련 기사 등에는 '첫 번째 토론 주제로 CJ 비자금 문제를 다루자'는 의견이 상당수 눈에 띈다.
실제로 '끝장토론'의 무기한 연기는 재벌그룹 CJ E&M 계열의 채널이 안고 있는 내부적 한계를 보여준다. 현재 가장 큰 사회적 이슈를 다룬다는 시의성과 우리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한 공정하고 가치중립적인 토론이라는 핵심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같은 채널의 생방송 코미디쇼 'SNL 코리아' 역시 똑같이 안고 있다. 역시 최일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코너 '위크앤드 업데이트'는 한 주간 가장 큰 이슈가 됐던 사회적 문제를 특유의 해학과 풍자로 그려내는 코너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주 'SNL코리아'에서 CJ 경영진의 비자금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해외의 경우 프로그램에서 자회사 혹은 자회사의 경영진을 소재로 하는 것에 비교적 자유롭다. 24년간 미국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인 '심슨'은 수시로 폭스 채널의 상업성을 비난하고, 모기업인 뉴스코퍼레이션의 회장 루퍼트 머독을 출연시켜 웃음꺼리로 만든다. 이 같은 태도는 실제 프로그램과 채널의 신뢰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채널의 주인은 재벌 사주가 아니라 시청자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CJ E&M 계열 채널의 가장 큰 숙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