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 결국 장사하려 했으면서…” ‘패소’ 임차인 끝내 눈물

“처음엔 재건축 때문에 나가라더니 임대료 올려줘도 있겠다 하니 결국 장삿속 드러내…”
리쌍이 건물 임대차 논란 끝에 진행된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가운데 임차인 측이 항소 의지와 1심 패소 심경을 밝혔다.
5일 오후 서울 강남 신사동 모처에서 리쌍 소유 건물 관련 명도소송 공판 결과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후 열린 리쌍 명도소송 공개재판에서 재판부는 리쌍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세입자는 보증금 4390만원에서 그동안 내지 않은 월세를 공제한 나머지 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건물을 양도하라”고 주문했다. 임차인 서윤수 씨가 법원에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기각됐다.
임차인 서씨는 현재 심경에 대해 “아직까지 아무런 감흥이 없다. 내일도, 모레도 장사를 계속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며 “언제 쫓겨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장사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도중 잠시 말을 멈추고 눈물을 보인 서씨는 “아까 현대판 소작농 얘기가 나왔는데, 잘은 모르지만 지주 입장에서 (소작농이) 열심히 농사짓고 수확의 일정 부분을 주면 쫓아내진 않았을 것 같다”고 먹먹해했다.
서씨는 “리쌍 대리인을 만나 장사 하게 해달라고 했더니 재건축 때문에 안 된다며 그 전까지만 장사를 하라더라. 내 입장에선 워낙 투자된 금액이 많기 때문에 재건축 후 임대료를 높여주더라도 장사를 계속 하겠다 했다. 임대료를 올려주는 대신 24시간 열심히 영업 하면 될테니까.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는데 그제서야 본인들이 장사를 할 목적이라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니 얼마간의 보상을 받고 나가라더라”고 말했다.
서씨는 “(리쌍 쪽 주장이) 법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다는 걸 안다. 법대로는 문제될 게 없으니 나가라더라. 그런데 언제부터 그렇게 법을 좋아했나”라고 반문했다.
또 서씨는 “리쌍의 노래 중에도 ‘강남 사짜’라는 내용이 담긴 게 있던데, 그 곡에 얽힌 얘기를 보니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한 내용이라더라. 리쌍이 말한 사기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면 (사기꾼이)처벌을 받았겠지만 문제 없었으니 그러고 다닌 게 아니겠나”며 “법대로는 문제 없지만 나에게는 사기를 친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씨 측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서씨 변호인은 “패소 및 위헌법률심판제청 기각 모두 예상된 결과다. 하지만 그것이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상인들은 21세기 소작농이다. 이 점포는 이분들이 살아갈 땅이고 터전이다. 그 논밭에서 2~3년 일궈온 논밭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향후 서씨 측은 1심 결과를 집행정지 시키고 항소할 계획이다. 또 위헌법률심판제청 기각 관련해 “헌법소원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항소심에서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적용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을 넘어서 전 소유주와 5년 계약을 했다는 점과, 새 주인인 리쌍도 그 5년을 지켜달라고 주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0년 10월, 권리금 2억7천5백 만 원, 시설투자비 1억여 원을 들여 전 건물주와 2년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음식점을 운영해오던 서씨는 새 건물주인 리쌍과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리쌍의 요구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표면적으로 리쌍이 사실살 서모씨를 내쫓은듯한 구도가 형성되면서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된 ‘갑의 횡포’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논란이 커지자 길은 트위터를 통해 서씨의 경우 임대차보호법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과, 서씨와의 조율이 무산되게 된 과정을 서술했다. 이에 서씨 역시 리쌍이 밝힌 내용 중 사실과 다른 점을 짚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2조의 위헌성을 피력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