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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이 샤이니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남자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 그룹 엑소의 멤버 수가 무려 12명이라는 데 많은 이들이 기함했다. 각 여섯 명씩 엑소케이(EXO-K), 엑소엠(EXO-M)으로 나뉘어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을 한 이들은 1년 만에 제대로, 진짜 완전체가 돼 뭉쳤다.
흩어져도 강력한 존재감이었지만, 뭉치니 아주 제대로 살아났다. 정규 1집 앨범 ‘XOXO(키스&허그)’로 컴백한 엑소는 불황의 음반 시장에서도 13만 장이라는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하는가 싶더니, 발매 2주 만에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줄줄이 1위를 차지했다. 그것도 KBS, MBC, SBS 3사를 휩쓴 ‘트리플 크라운’이다.
최근 충무로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엑소 리더 수호는 “1위 후보로서 엔딩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진짜 1위가 되니 믿기지 않았다”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그는 “눈물이 나오려는 걸 참다 보니 얼굴이 안 예쁘게 나와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고 사랑해주셔 감사하고,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레이 역시 “상을 받고 나서 소감은 정말, 좋은 일이 생기면 늘 뒤돌아서 생각한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정말 과정이 중요한 것이니까”라며 “그 과정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정말 보람이 있었다. 고생하시는 스탭들이 보고 감동이었다”고 덧붙였다.
국경 넘어 여섯 명씩 활동하다 열두 명이 뭉치니 거칠 것이 없었다. 엑소엠으로 중국에서 활동했던 첸은 “데뷔를 앞두고 연습할 때부터 같이 하면서 마음이 너무 잘 맞는다는 걸 느꼈는데, 이번 퍼포먼스를 완성하고도 희열을 느꼈다”며 “열두 명으로 무대에 섰을 때만 들을 수 있는 환호라 생각하니 멤버들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엑소는 컴백과 더불어 SBS ‘인기가요’ 방송 이후 등촌동 공개홀에 모여든 천여 명의 팬들과 깜짝 팬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데뷔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팬덤’으로 치면 견줄 바 없는 막강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같은 팬들의 사랑은 1위를 거머쥐면서 비로소 실감했다 한다. 첸은 “이번에 1등 상을 받으며 느꼈다. 솔직히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동을 받았는데 1위를 하게 돼 팬들에게 너무나 감사했다”며 “눈물이 났지만 꾹 참았다”고 털어놨다.
이들에게 1위를 안겨준 ‘늑대와 미녀’는 그야말로 엑소를 위한 맞춤형 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찬열은 “이번 노래는 정말 제대로 만났구나 싶었다”며 “참신한 느낌이 컸다. 기존 어떤 가수도 이같은 장르를 선보인 적이 없는 것 같아 신선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타이틀곡은 이전 활동 곡인 ‘마마’에 이어 강렬한 느낌이지만 수록곡 면면을 보면 엑소의 숨겨진 면모를 느낄 수 있다. 백현은 “이번 앨범에는 부드러운 음악과 신나는 음악 등 반전 매력이 담긴 곡들을 다수 담아냈다”며 “앨범 전체를 들어주시면 엑소의 진면모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열두 명의 멤버 중 연애 스타일로 봤을 때 가장 ‘늑대’ 과에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묻자 백현이 망설임 없이 손을 들었다. 그는 “늑대는 한 여자만 좋아하지 않느냐”며 늑대 특유의 순애보를 강조했다. 순애보와 함께 순발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열두 명이 함께 호흡을 맞추기란 쉽지 않을 터. 하지만 연습생 시절부터 함께 해온 이들이기에 말 하지 않다도 통하는 무언가가 있단다.
스케줄 외 시간에는 어떻게 지낼까. 엑소는 “연습하는 시간이 많지만 운동도 하고, 한강에서 자전거도 타고 농구, 축구도 한다”며 연예인답지 않은 소소한 일상을 소개했다. 어디 그뿐인가. 매니저들과 함께 로데오 거리에서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러 다니는, 아직까지는 어찌 보면 평범한 20대 초반의 일상을 만끽하는 중이다.
단, 열두 명이 함께 다니진 못한다. 너무나 독보적으로 눈에 띄기 때문이다. 엑소는 “기본적으로 네다섯 명씩 다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제일 잘 노는(!) 멤버를 꼽아보자 하니 이구동성 백현을 꼽는다. 이동 시간 중 늘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일명 ‘분위기 메이커’란다. 최근 멤버들끼리 개최한 댄스 배틀에서는 개성 넘치는 춤을 선보인 찬열이 1등을 했다며 입을 모은다.(하지만 우승의 대가는 만신창이가 된 몸이었다는 후문이다.)
멤버 수가 많다는 것의 장단점이 분명 존재할 터. 이들은 “무대 위에서 팬들에게 다양한 퍼포먼스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인원이 많아 더 든든한 점은 있다”고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하지만 분명, 불편한 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양말이 섞인다는 점이에요(웃음). 열두 명이다보니, 양말을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어디 그뿐인가. 이들은 “화장실 이용 역시 불편함 중 하나”라고 밝히면서도 함께 씻고 부대끼며 생활을 통해 일명 ‘진짜 사나이’로 거듭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아직 신인그룹이지만 스타 아이돌에게 따라붙는 속칭 ‘사생팬’도 벌써부터 기승이다. 엑소는 “모든 게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관심 역시 사람마다 표현 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가끔은 도가 지나치다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 가령 숙소 이웃 분들게 결례가 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하는데 그럴 땐 이웃 분들께 죄송하다. 우리를 사랑해주신다면 조금 더 아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프로의 세계에 뛰어들지만, 경쟁자는 단언코 없단다. 엑소는 “아직까지는 누군가를 따라잡고 싶다거나 뛰어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파트가 구분되는 아이돌이지만 “더 오랜 시간 지켜봐주시면서 우리의 역량을 판단해주시면 좋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히는 엑소. 가수 데뷔 후 1차적인 목표는 너무 빨리 이룬 셈이 됐다. 목표는 차트 1등이었기 때문이다.
“첫 목표는 음악방송 1위였는데, 얼떨결에 달성을 해버렸어요, 이후 목표는 단독 콘서트, 그리고 나아가 월드투어죠. 가까운 미래의 꿈은? 연말에 좋은 상 받는 거예요. 그, 받으면 기분 좋은 좋은 상 있잖아요(웃음).”
데뷔 후 많은 아이돌 그룹이 예능 프로그램으로 개별 홍보 활동을 펼치는 데 반해 엑소는 아직까지 예능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왔다. 최근에야 MBC 뮤직 ‘주간 아이돌’로 예능 신고식을 마쳤다는 이들은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열두 명의 멤버가 모두 출연해 ‘런닝맨’ 팀과 함께 초능력 대결을 벌이고 싶다는 포부부터 시작해, SBS ‘정글의 법칙’, MBC ‘일밤-진짜 사나이’,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등 다수의 예능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솔직히 인정한다. 엑소의 진짜 매력은 무대 위에서뿐 아니라, 카메라가 한 발짝 뒤로 물러나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봐도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며, 누구라도 이를 흐뭇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걸. 12인조 무결점 완전체로 돌아온 엑소의 향후 행보에 기대가 모아지는 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