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동경하는 판타지 스타. 뮤지컬 ‘하이스쿨 뮤지컬’의 주인공 트로이는 소녀들의 판타지를 모두 모아놓은 종합선물세트다. 순정만화 속 남자주인공 같은 사람은 현실에서 만날 수 없다고 했던가. 소녀 팬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간 아이돌스타 슈퍼주니어 려욱(25)이 판타지를 현실로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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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욱이 맡은 트로이는 이스트 고등학교의 농구부 와일드캣의 주장이자 교내 최고의 인기남이다. 농구밖에 모르던 그가 처음으로 노래를 접하게 된 이후 새로운 꿈에 도전한다. 뮤지컬 넘버들도 10대 청춘을 반영하듯 트렌디하고 팝스럽다.
그가 2011년 뮤지컬 ‘늑대의 유혹’에 이어 2년 만의 복귀작으로 ‘하이스쿨 뮤지컬’을 선택한 이유도 이와 맞닿아있다. 일각에선 안전한 선택이 아니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했다는 답을 내놓았다.
“아직 제가 뮤지컬 경험이 많은 게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하이스쿨 뮤지컬’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건 더더욱 아니고요. 제가 못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는데 스케일이 큰 오리지널 작품들하고 비교했을 때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이걸 선택한 거죠. 잘할 수 있는 거니까 선택한 거지, 이게 더 쉬울 것 같다고 선택한 건 아니랍니다.”
그의 말대로 ‘하이스쿨 뮤지컬’은 퍼포먼스 위주의 작품으로 아이돌스타 출신들에게 유리하다. 그렇다고 마냥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영화와 드라마, 해외 뮤지컬 등으로 접했던 작품이고 국내에선 이번이 초연이다. ‘국내 초연의 주연배우’라는 타이틀엔 부담감도 분명 잇따른다.
“우선 연출님이 정말 큰 기대를 하고 계셨어요. 그래서 연출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겠다는 마음이 컸죠. 또 저를 기다려주신 뮤지컬 팬, 슈퍼주니어팬 분들께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트로이가 갖고 있는 감성들을 잘 표현해내고 싶어요. ‘못할 것 같아요’ 그런 건 옛날에 집에서 혼자 생각했던 거고… 할 수 있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
그에게 힘이 되는 건 역시 슈퍼주니어 멤버들이다. 특히 뮤지컬 무대에 오른 경험이 있는 규현과 예성 등이 그 주인공. 뮤지컬에 임하는 순간에는 자신들이 ‘슈퍼주니어’라는 것을 잊고 오롯이 뮤지컬 배우가 된단다. 그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고 늘 마음먹었다고. 역시나 가장 가까이 있는 멤버들의 성실함이 가장 큰 자극이 된다.
그러나 관객들은 다를 수 있다. 앞서 뮤지컬에 도전했던 여느 아이돌그룹의 멤버들도 그랬듯이, 그 출신에 대한 선입견에 반드시 마주하게 된다. 이에 그는 “제가 아이돌을 그만 두고 뮤지컬로 완전 전향하기 전까지는 항상 들어야 된다고 이미 생각하고 있다”는 답을 내놨다.
“선입견 때문에 포기했다면 시작도 안했을 거예요.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거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뮤지컬배우가 가요계로 온다고 해도 이곳에서는 뮤지컬처럼 부르는 게 아니니까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이스쿨 뮤지컬’에서는 그런 얘기가 안 나오게끔 조율을 잘해서 가볍지만은 않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런 선입견을 이길 수 있는 자신만의 장점으로는 데뷔 9년 차의 노래 내공을 꼽았다. 그는 그룹 내 메인보컬을 맡고 있다. 또한 근래에 들어 그룹 색깔에 변화를 주고자 팝을 듣는 등 노래연습에 한창이었다고. 마침 팝을 넘버로 갖고 있는 작품을 딱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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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와는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모르는 부분을 많이 알게 됐어요. 생각보다 되게 냉정하더라고요. ‘오빠, 지금은 이걸 해야 할 때에요’라며 얘기할 건 다 해요. 이미 루나는 이번이 세 번째 작품이에요. 경험을 많이 쌓았더라고요. 자기가 배운 거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는데 거기서 ‘많이 컸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루나가 열입곱 살 때 처음 봤는데 많이 컸네요. 되게 대견하죠.”
선입견에 맞서야 하고 새로운 고지를 넘어야 하는, 또 다른 영역 뮤지컬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를 자꾸만 이곳으로 이끄는 뮤지컬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생각보다 현실적인 답이 따라왔다.
“슈퍼주니어는 지금 앨범을 내는 중에도 멤버들이 차례대로 군대를 오가는 그런 상황이에요. 저도 스물일곱이니까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언제까지고 아이돌스타일 순 없으니까 말이죠. 하하! 하지만 역시 첫 번째는 트로이처럼 뮤지컬은 제게 있어 하나의 꿈이에요. 어려서부터 뮤지컬을 하는 제 모습을 많이 상상해봤어요. 드디어 하나 둘 제가 갖고 있던 꿈을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게 됐고, 제 자신에게도 떳떳할 만큼 열심히 해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소극장 무대에도 서보고 싶습니다.”
인터뷰가 끝나자 왠지 모를 깨달음에 휩싸였다. 솔직히 말하건대 기자 스스로도 아주 작게나마 선입견을 갖고 임했던 것이 사실. 하지
한편, ‘하이스쿨뮤지컬’은 오는 7월 2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소담 인턴기자/ 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