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꽃남’ 배우 지창욱(26)이 한국뮤지컬 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수립한 한류 뮤지컬 ‘잭더리퍼’에 새롭게 합류했다.
지창욱은 오는 16일 디큐브 아트센터 공연부터 ‘다니엘’ 역으로 출연한다. 뮤지컬 ‘그날들’로 무대에 다시 돌아온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숨겨온 파격적인 매력으로 또 한번 여심 사냥에 나선다.
최근 공연 연습에 한창인 그를 만났다. 풋풋한 아이돌 외모 뒤에 숨겨진 성숙한 ‘상남자’ 포스가 느껴졌다. 한류 대작에 임하는 그의 자세는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또 열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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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꿈에도 몰랐다. 조권, 임시완 등 쟁쟁한 후보가 워낙 많았으니까. 솔직히 수상 직전까지 “설마 날 주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덥석 주더라. 수상 소감이고 뭐고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어 그냥 얼떨결에 받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얼마나 값진 상이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연습부터 공연 내내 팀원들과 내내 동거동락 하면서 고생했기 때문에 의미가 더 깊다.
Q. 뮤지컬 ‘그날들’ 이후 또 뮤지컬 ‘잭더리퍼’를 선택했다.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뮤지컬을 연달아 선택한 이유는?
A. 특별한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유준상 형의 말이 특히 내 마음을 움직였다. 차기작을 두고 고심하던 찰나에 형이 “좀 힘들더라도 ‘잭더리퍼’는 꼭 해야 한다. 흔치 않은 기회다. 이 작품을 놓치면 후회한다”고 조언해줬다.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정말 흥미롭더라. 배우라면 욕심날 수밖에 없는 입체적인 캐릭터(다니엘 역)여서 결국 선택했다.
Q. ‘잭더리퍼’ 첫 공연 임박, 지창욱만의 차별화 전략은?
A. 원채 전문적으로 노래를 불러본 경험이 없어서 사실상 백지 상태다. 정해진 틀이나 습관이 없어 배운 걸 흡수하는 데는 오히려 수월하다. “오로지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뿐이다. 다니엘의 내적 갈등과 광기, 그의 변화된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중이다.
Q. 사랑 때문에 살인마로 타락하는 다니엘, 역할 관련 힘든 점은?
A. 캐릭터를 완전히 이해하고 공감하기가 가장 힘들었다. 사실 그의 사연이 무엇이든 ‘살인’은 용인될 수 없다. 연민, 이해 보단 인물을 철저히 분석했다. 연습 과정에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하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형사 앤더슨 역할도 도전해보고 싶다. 노래와 연기 모두 난이도가 높아 체력 분배, 감정 절제에도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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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첫 눈에 사랑에 빠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누군가를 만나도 무모한 짓을 할 정도로 깊이 빠지거나 이성을 잃진 않는다. ‘사랑’에도 지켜야 할 어떤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다니엘은 이해하기 참 힘든 캐릭터였다.
Q. 연기, 뮤지컬 모두 빠른 시간 내 좋은 성과를 이뤘다. 부담감은 없나?
A. 전혀 없다. 아직 특별히 ‘슬럼프’라고 말할만한 건 찾아오진 않았는데 작품 선택에 조금 더 신중해진 건 있다. 변신에 대한 압박감은 없지만 이왕이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주어진 기회, 경험에 따른 단계를 밟아 성장하고 싶다.
Q,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
A, 남들처럼 평범한 행복을 꿈꾸고 있다. 한 방에 빵 터지는 비현실적인 스포트라이트 보다는 자연스러운 게 좋다. 배우로서는 내가 보여드릴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발산하고 싶다. 예전에는 배우는 그저 연기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진정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좋은 배우란 나 보다는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사람들과 조화를 잘 이루는 성숙한 사람같다.
그런 면에서 유준상 형을 존경한다. 사실 45세까지 이곳에 있으면서 얼마나 많은 시련과 고통, 난관이 있었을까? 이 모든 과정을 다 견뎠으니 지금 저런 에너지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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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때와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행복을 갖고 싶다. 군대 갈 때 되면 씩씩하게 가고, 결혼 시기가 오면 책임감 있게 하고. 아이가 생기면 가정을 꾸미는 그런 평범한 행복을 꿈꾸고 있다. 돈은 행복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돈이 곧 행복은 아니다. 화려한 겉멋에 휩쓸리지 않고 건강한 생각으로 일과 가정 모두 잘 지키고 싶다. 그게 가장 큰 행복일 것 같다.
실제 영구 미해결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탄생한 뮤지컬 ‘잭더리퍼’는 원작을 뛰어넘는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절묘하게 혼합시켜 2009년 초연 이후 통상 200회 공연, 2012년 일본 공연 당시 유료객석점유율 81.5%, 유례없는 ‘입석’티켓 판매, 30회 전회 전석 기립 등 파워를 입증하며 위상을 높인 작품이기도 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사진 강영국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