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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흔히 말하는 ‘꿈의 무대’에서 그가 신인이고 아니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 그가 얼마나 현지 배우들과 어울리고 연기를 잘 소화 하느냐가 평가의 잣대일 것이다.
외국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인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안소니 홉킨스, 헬렌 미렌, 캐서린 제타-존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니 이병헌 그조차도 놀랐다고 했지만, 한국 관객들도 전혀 밀리지 않는 이병헌의 연기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영화 ‘레드: 더 레전드’(이하 레드2)의 이병헌에게 합격점을 줘도 될 듯싶다. 액션은 물론이고 코믹도 소화한다. 브루스 윌리스와 자연스럽게 농담을 주고받는 이병헌이라니…. 한국말과 욕설 대사도 들리는데 유쾌하다. 전혀 어색하지 않은 상황과 연기, 대사들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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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석상이나 홍보 인터뷰에서 다른 배우들과, 또 감독과 그렇게 친분이 두터운 걸 드러내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갔겠지만 그래서인지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이병헌에게 못내 아쉬움이 있었다.
‘레드2’는 그의 꼼꼼함과 의지가 보인다. 역시 영화에 개입할 위치는 아니었겠지만 그는 극 중 중국인 캐릭터를 한국인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고, 친아버지와 찍은 과거 사진도 영화에 이용했다. 영화 전체를 봐도 눈에 띄는 흠은 없다.
영화는 25년 만에 재가동된 최강 살상 무기 ‘밤 그림자’를 제거하기 위해 은퇴 후 10년 만에 다시 뭉친 CIA 요원 ‘R.E.D’ (Retired, Extremely, Dangerous: 은퇴했지만 극도로 위험한 인물들)의 활약을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이병헌은 의뢰를 받고 ‘R.E.D’의 리더인 프랭크(브루스 윌리스)를 노리는 최고 킬러 한 역할로 나온다.
한국 배우가 나오니 미국과 과거 소련의 냉전체제 산물인 핵폭탄 ‘밤 그림자’를 중심으로 한 싸움보다 이병헌에 눈이 더 많이 간다. 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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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아이. 조’로 우연히 주목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그 운이 2편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레드2’의 이병헌을 보면 할리우드에서도 보여 줄 매력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의 또다른 매력에 한 번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울러 이병헌의 탄탄하고 완벽한 상반신도 등장하니 기대할 만하다. 115분. 15세 관람가. 상영 중.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