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뫼비우스’는 아버지(조재현)의 외도로 파괴된 가정에서 성장한 남자(서영주)가 속세를 떠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 한 가족이 성적 욕망에 사로잡혀 끝없는 파멸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앞서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직계간 성관계 등을 문제 삼으며 이 영화에 두 차례나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려 '상영금지' 조치했다. 세 차례 편집 끝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냈다.
김 감독은 이날 “불구의 영화를 보여드려 죄송하다. 약 3분 정도 여기 저기 흉터가 있는 영화”라며 “가장 큰 흉터 난 곳이 마지막 (이)은우씨와 (서)영주씨, 조재현씨 나오는 꿈 장면인데 그 부분이 약 2분정도 (잘렸다). 영화에서 2분이면 긴 시간인데 가장 큰 상처가 났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그 부분을 어땠을까 상상하며 볼 수 밖에 없을텐데 어쨋든, 영화가 온전히 보여질 수 없는 사회에 사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영화를 달려가는 기차에 비교하면 종착역에 도달하기 직전 고장이 난 것 같다” 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극장 개봉부터 영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뫼비우스’가 제한상영가를 받는 순간부터 상영이 시작된 것 같다. 영화 자체가 묻는 것보다 상영과정에서 이미 많은 것들이 시작됐고, ‘뫼비우스’ 안에도 여러 가지 것들이 포함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감독이 강조한 건 또 있다. 극 중 불구가 된 남자의 성욕을 위한 ‘스킨 마스터 베이션’ 관련해서다. 그는 “이 부분은 결코 유한 장면이 아니다. 다른 이야기를 하는 영등위는 오히려 유치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을 고민하고 논쟁해봐야 했던 건 아닌가 한다. 아들의 쾌락을 찾아주려는 아버지의 노력인데 결코 가벼운 부분이 아니다. 나 혼자 더 두려워한 것 같다”고 짚었다.
김 감독은 또 제7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유일하게 초청(비경쟁 부문)된 한국영화라는 것과 관련해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의미있는 영화들로부터 멀어지는 한국영화 시장이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한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이어 “‘뫼비우스’가 베니스 영화제 초청 이후 초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베니스에서만 오리지널 버전이 상영될 것 같고, 그 외에는 한국 버전이 공개될 것 같다”고 밝혔다. “외국에서 오리지널이 상영돼 한국 시장에 불법으로 유통되면 지금의 내 태도가 의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자른 자들과 오리지널을 보고 싶은 사람이 논쟁을 벌이든, 항의를 하든 어떤 지점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이유다.
영화는 효과음과 신음소리 등만 들릴뿐 대사가 없다. 김 감독은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내 나름대로 또 하나의 시도이고 작은 시험이었다”며 “대사에 집중하지 않고 이미지로 이야기를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뫼비우스’는 우발적인 영화”라며 “세상을 돈으로 조종하는 남자 이야기라는 다른 시나리오를 쓰다가 그 남자 캐릭터에 빠졌다. 그 남자가 성기 없는데 왜 성기가 없어지게 됐을까를 설명해나가다 궁금해졌다. 가지가 뿌리가 됐다”는 에피소드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에서는 9월5일 개봉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