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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데뷔 후 5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쉴 틈 없이 활약한 B.A.P는 그 해 14개의 신인상을 독식했다. 데뷔 초부터 국경을 넘나들며 팬들을 축적(!)한 결과, 공식 팬카페 회원 수는 무려 10만1천 명. 어디 그뿐인가. 아시아 4개국과 미국 4개 도시를 아우르는 퍼시픽 투어를 성공시키며 2년차 그룹이라 보기 드문 ‘대박’ 성과를 거뒀다.
이쯤 되면 기분 좋은 ‘금의환향’ 아닌가. 그럼에도 B.A.P는 겸손했다. 이달 초 6개월 만에 새 앨범 ‘BAD MAN’으로 컴백한 이들은 다만, 앞으로 더 좋은 노래와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만을 피력했다.
싱글 ‘커피숍’, ‘허리케인’에 이어 ‘배드맨’까지 총 3곡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트리플 타이틀’ 전략으로 돌아온 B.A.P는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번 앨범을 통해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보여드리게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은 이전에 비해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 많은 생각을 담아 만들게 됐습니다. 장르적으로도 여러 장르를 시도해봤죠. 새롭게 도전하는 데 있어서 B.A.P만의 색으로 이런 장르를 해봤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 두 곡을 선공개한 뒤 ‘BAD MAN’을 발매하게 됐어요.”(종업)
앨범 전체적인 퀄리티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만큼 멤버들마다 마음에 드는 곡도 조금씩 다르다. 종업은 세 번째 타이틀곡 ‘배드맨’을, 힘찬은 ‘익스큐즈 미’를, 대현은 ‘허리케인’을 각각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꼽았다.
“개인적으로 ‘배드맨’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다양한 것을 시도해봤지만 제가 듣기에도 가장 신선한 느낌이었고, 우리가 이런 음악을 했을 때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궁금했거든요. 한편으로는 자신 있는 곡이기도 하고요.”(종업)
“저는 ‘익스큐즈 미’가 좋아요. 멜로디컬하고 랩이 많이 들어간 곡인데, 편안하게 들으면서 따라 부르기도 쉬운 느낌의 곡입니다.”(힘찬) “저는 ‘허리케인’이요. 제 보컬색에 가장 잘 어울리기도 하고, 일렉트로닉 장르의 곡인데 더운 날씨에 시원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거예요.”(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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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맨’ 가사 작업에 참여한 용국은 ‘범죄와의 전쟁’ 콘셉트를 생각하게 된 계기로 어지러운 사회상을 꼬집었다. “뉴스를 보다 보면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는 범죄들이 많잖아요. 어느 순간엔가 그런 뉴스를 접하고 그런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는데, 그러한 이슈들이 또 금방 잊혀지는 세상이더라고요. 이유 없이 벌어지는 나쁜 일들에 대해서도 화가 났지만 쉽게 잊혀지는 데 대해서도 화가 났죠.”
데뷔 초부터 B.A.P의 음악은 다른 아이돌의 그것과 다른,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스스로 생각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쉬운 가사와 멜로디로도 음악을 만들 수 있지만, B.A.P는 음악 안에 좀 더 어떤 의미를 넣고 싶어 하는 편이에요. 이번 앨범 수록곡들도 모두 그렇게 만들어졌고요. 가령 사랑 노래를 만들 때도 단순히 ‘사랑해 널 보고 싶어’가 아니라, 왜 사랑하는지, 왜 보고 싶은지를 이야기해보고 싶은 거죠.”(용국)
그는 수록곡 ‘바우와우’에 대해 소개하며 “한눈파는 나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는데,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는 소재의 음악을 해보고 싶었고, 남들이 안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어떤 의미나 메시지를 담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막간을 이용해 던진 질문. 멤버들이 꼽은 B.A.P 대표 감성 주자는 누구일까. 용국이 2표를 얻으며 1인자에 올랐지만, 정작 그는 종업을 B.A.P의 숨은 감성맨으로 꼽았다. “종업이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감성이 많아 그런지 창의력이 좋아요.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까 싶은 것들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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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의 팬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무엇보다 실력적인 면에서 성숙해진 것 같아요. 무대 매너도 그렇고요. 외국마다 문화적 차이도 많이 느꼈기 때문에, 팬들과의 만남이 많아서 좀 더 좋았던 것 같아요.”(종업)
“저희는 데뷔 초부터 세계적으로 많은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는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그 노력의 첫 발을 떼게 된 것 같아요. 이번에는 5개국에서 했는데 다음 투어는 더 많은 나라에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영재)
“하지만 처음 데뷔했을 때의 목표가 세계정복이었어요. 세계정복을 하려면 아직 발끝도 못 갔죠.(웃음)”(힘찬)
하반기에는 일본에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다. ‘세계정복’을 꿈꾸며 한걸음씩 나아가는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중요한 행보다.
“일본 음악 시장은 굉장히 크잖아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고 또 공연 문화가 많이 발달해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많은 배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영재)
데뷔 1년 6개월 만에 국경 넘어 크고 작은 무대 경험을 수차례 쌓은 B.A.P지만 이들은 “어떤 무대를 서더라도 늘 긴장한다”며 무대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다만 “처음 시작할 당시 B.A.P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여유를 찾고, 소통할 수 있는 노하우가 쌓였다”는 점이 이전과 달리 성숙해진 점이다.
‘1일 천하’도 흔한 요즘 가요계에서 실시간으로 매겨지는 순위보다는 진짜 음악으로 승부하고자 하는 의지가 뚜렷하다. 보다 많은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목적 지향적인 예능 출연보다는 음악 프로그램 및 콘서트를 통해 B.A.P를 보여주겠단다. B.A.P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TS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