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한 여자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다. 30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까지 고민했는데, 남자는 ‘다른 여자’가 있다고 하고, 그 남자의 아들들은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 KBS2 ‘사랑과 전쟁’의 대본 강도로는 ‘하급’에 속하는 내용이겠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호사가들의 입에 충분히 오를 만하다. 하지만 그 여자와 남자가 지상파 기자라는 것과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K기자가 입을 열었다. 지난 주 금요일에 기자회견을 ‘갑자기’ 자처했다가, ‘갑자기’ 취소하더니, 한 매체와 만나 자신이 속한 KBS의 ‘사랑과 전쟁’ 대본을 만들기 시작했다. 백윤식에게 20년간 만난 여자가 있었고, 백윤식의 아들들인 백도빈과 백서빈이 자신을 사람 취급도 안했으며, 급기야는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진위 여부는 백윤식 측에서 입장 표명을 해야 밝혀질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K기자의 행보는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불편하기까지 하다. 특히 현직 기자인 입장에서 기자들 생리를 이해 못하는 모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K기자는 백윤식에게 다른 여자가 있었기에 화가 났고, 그의 아들들에게 폭행당한 것이 억울해 몇몇 기자와 만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대응 방법을 상의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기자의 생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웃을 일이다. 민감한 내용에 대해 한명의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이 ‘업계’에서는 어찌될지 모르는 내용인데, 몇몇 기자와 이번 사안에 대해 상의를 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된다. 관련 기사 댓글에 누리꾼들이 비아냥거리며 써놓은 말처럼 상의는 지인들과 했었어야 했다.
이후 언론에 자신의 심정을 공개하는 이유가 백윤식과 백도빈, 백서빈, 정시아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앞서 거론했듯이 이 부분은 백윤식 측에서 결정할 내용이다. 문제는 과정이다.
언론을 이용해 연예인들을 압박해, 공개 사과를 받는 방법은 적잖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K기자는 자신이 가진 상황을 이해 못한 상황에서 이 방법을 선택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현재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상황은 “공영 방송 KBS의 현직 기자가 언론을 이용해, 헤어지는 연예인 남자친구와 가족들에게 사과하라고 압박한다”이다. K기자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이 상황은 K기자가 ‘여자’로서 안타까운 처지에 있다는 점까지도 상쇄시킨다.
K기자 입장에서는 좀더 신중한 방법을 고민하고 선택했었어야 했고, 언론을 이용하더라도 방법과 시기를 따졌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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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식 / 사진=MBN스타 DB |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