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감시자들’을 시작으로 ‘스파이’ ‘소원’으로 극장가를 종횡무진 중인 배우 설경구의 인터뷰 방법은 남다르다. 조금의 친분이 있을 경우 설경구는 배우가 아닌 사람 설경구로 변해 털털하고 진솔하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시작하곤 한다.
모든 것에는 장점과 단점 양면이 존재하듯. 사람냄새 나는 설경구 덕분에 친분 쌓기에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오히려 그 놈의 친분 때문에 인터뷰 내내 “쓰지마, 하지마”등의 친분표시 발언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감시자들’ 당시 보았던 설경구는 “쓰지마, 하지마”를 연발하며 홍보를 위한 인터뷰보다는 친분쌓기 식의 인터뷰로 더욱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덕분에 ‘감시자들’은 550만6770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설경구에 대해 잊힐 때쯤 그는 ‘스파이로’ 다시금 관객들을 찾았다. 이미 ‘박하사탕’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설경구와 문소리의 조합은 커다란 웃음을 선사하며 아직까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끔찍한 사고를 당한 소원이 아빠로 스크린을 두드렸다. 만나자마자 영화를 상영한 소감을 진지하게 물으며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대답을 기다렸다. “희망적이어서 보기 좋았다”는 대답에 안도하며 “(‘소원’은 희망적인 영화인데) 왜 다들 ‘안 본다’ ‘못 본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조금은 답답하고 속상했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번에도 “하지마, 쓰지마”를 연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오갈 줄 알았던 예상과 달리, 너무도 숙연해 ‘소원’을 향한 설경구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장면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설경구의 눈시울이 붉어져 그가 얼마나 배역에 몰입하며 맡은 역할을 흡수했는지를 예감케 했다. 분위기가 숙연을 넘어 엄숙해지려하자 그는 다른 방향으로 말을 돌리거나 “작은 영화지만 큰 울림을 전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설경구는 “하지마, 쓰지마” 대신 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각에 대한 걱정, 바라는 말 등을 언급하며 “희망적인 영화니까 두려움 없이 극장을 찾기를 바란다…”고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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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마와 쓰지마를 연발하던 설경구가 ‘소원’ 덕분에 달라졌다. 사진=이현지 기자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