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노동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그 노동 중에는 냄새와 역겨움을 동반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음식물쓰레기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개발한 CEO가 있습니다.
바로 (주)매직카라의 최호식 사장입니다.
그는 분쇄건조방식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개발해 주부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에 대한 인식이 낮았을 무렵부터 약 12년 간 한 길만을 걸어와 지금의 자리에 이른 그.
그의 이야기를 MBN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직접 만나 들어보았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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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신의 대학시절을 돌아본다면?
육군사관학교를 다녔습니다. 고되고 힘든 시간이 계속 되었지만 그때마다 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버텨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인가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딱딱하고 절제된 생활이 이어지다보니 ‘이게 과연 내 길이 맞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미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해보았습니다. 육군사관학교에서 인내심과 끈기를 지닌 진정한 남자로 거듭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얻었으니 이제는 제 자신을 표출 할 수 있는 미래를 생각한 거죠. 고민 끝에 저는 약 10여 년 간의 군 생활을 뒤로 하고 전역이라는 큰 결정을 내렸습니다.
Q. 전역 후 어떤 선택을 하셨나요?
전산과를 전공한 제 경험을 살려 대우정보시스템에 입사했고, 홍보 마케팅 관련 일을 담당했습니다. 군인 신분으로 있을 때는 항상 아랫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리던 위치였지만 사회로 나오니 지시를 받는 입장으로 180도 바뀌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변화된 제 처지에 굉장히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가 나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괜한 자존심만 내세워봤자 저한테 되돌아오는 건 없고, 제 손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부터 저는 ‘배움’의 자세로 모든 일에 임했습니다. 초반에는 상사가 시키는 일을 의미도 모른 채 기계적으로 했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는 일의 전체적인 윤곽을 생각하고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제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Q. 사업에 뛰어들게 되신 계기가 있다면?
과감히 군인의 길을 포기하고 사회로 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대우정보시스템 퇴사 후 벤처기업 홍보를 대행하는 마케팅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벤처붐이 일고 있을 때라 회사는 나름 잘 운영이 되었죠. 그러던 어느 날, 시중에 없던 분쇄건조방식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아이템을 저에게 보여주시면서 마케팅을 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직접 사용해보니 굉장히 편리했고, 가정에서도 손쉽게 음식물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거다 싶었죠. 그때 당시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에 대한 인식 자체가 거의 없던 상황이었지만 사업 아이템으로 삼으면 한 번 ‘해 볼만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케팅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Q. 사업에 뛰어든 후의 상황은 어떠했나요?
기술과 자금은 넉넉하게 있으니 마케팅만 하면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마케팅 총괄 담당자로 합류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내부를 들여다보니 미숙한 기술, 부족한 재정 상태, 개발을 할 수 있는 핵심 인력조차 없었습니다. 정말 실망스러웠지만 이 시장에 뛰어든 이상 미숙한 기술을 꼭 완성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 후 저는 퇴직금을 포함,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여러 지인들에게 자금까지 투자 받아 기술 개발비에 쏟았습니다.
Q. 개발 과정은 순조로웠나요?
설상가상으로 회사 내부사정이 악화되면서 제가 회사 경영을 단독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CEO의 자리에 앉게 되자 책임감은 더 막중해지더라고요. 하지만 직원도, 그 누구의 도움도 없으니 홀로 제품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제품의 콘셉트부터 조립, 분해까지 해가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기술을 완성시켜나갔습니다. 제가 생각한 콘셉트는 ‘싱크대 부착형’이었는데 물과 음식물쓰레기가 자동으로 분리되어 음식물쓰레기가 건조된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마침내 기술을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Q. 기술 개발 후, 어떤 일을 하셨나요?
많은 물량을 납품하기 위해 아파트 현장을 공략했습니다. 발품 영업을 다니며 225세대의 아파트에 납품 계약을 따냈고, 지금까지 고생한 시간들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습니다. 그러나 희망도 잠시, 개수대에서 물이 역류해 넘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곧바로 전량 회수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리고 꼭 새 제품으로 바꿔드리겠다고 약속했죠. 처신을 잘못하면 제품도, 회사도 한 순간에 주저앉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 후 기술적으로 보완하고 개선시킨 2차 제품을 생산해냈고, ‘매직싱크’라는 브랜드 이름과 함께 제품을 출범시켰습니다. 물론 225세대도 새 제품으로 교체를 해 드렸고요.
Q. 사업 시작 후 가장 큰 위기를 꼽으신다면?
2008년, 신제품 출시를 앞두게 된 때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상파의 한 고발 프로그램에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가 전기세가 많이 나가고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제가 만든 제품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지만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의 모든 제품이 그러하다는 것처럼 방영되어서 엄청난 타격을 받았죠.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시장이 완전히 함몰되고 만 것입니다. 시장이 죽으니 제품은 팔리지 않았고 투자까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세계금융위기까지 닥치며 최악의 위기가 3연타로 줄줄이 나타났습니다.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정말 참담했습니다.
Q. 위기 극복은 어떻게 하셨나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이 시기야말로 저에게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가 모두 사라질 위기에 놓인 시장을 독점하자는 생각이었죠. 이럴 때일수록 제품 개발을 게을리 않고, 방송에서 다뤄진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에 대한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해 좀 더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놓으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한 번 더 힘을 내어 또 다시 제품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원가를 낮추고, 음식물쓰레기를 건조시켜 부피를 10분의 1로 줄이는 등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형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체험단을 모집해 사용을 해보도록 했고 이를 통해 좋은 평가를 얻었습니다. 곧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홈쇼핑이며 대형마트 등에서도 판매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음식물쓰레기 처리로 불편함을 느끼는 주부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환경 문제와 연관시켜 의미 있는 사업을 일구고 싶습니다.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사용하면 배출량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가루로 처리되는 결과물을 천연 비료로도 활용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구 환경에 굉장히 긍정적입니다. 이러한 친환경적인 사업을 이끌며 친환경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