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짱 치우(최영성 분)의 샌드백이자 빵 셔틀인 하늘(신재승 분)에게 구세주 같은 전학생 명호(김태윤 분)가 나타난다. 명호 덕분에 하늘의 모든 삶이 180도 바뀌며 이제껏 꿈만 꿔왔던 일탈을 시작한다. 행복도 잠시 하늘의 인생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예측불허의 사건 사고 연속 역시 이어지며 위태로운 일탈을 이어간다. / ‘네버다이 버터플라이’
[MBN스타 여수정 기자] 깔끔하고 훈훈한 비주얼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 엉뚱 발랄함이 더해져 이목을 집중시키는 신예가 스크린에 등장했다.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네버다이 버터플라이’의 주인공 김태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졸업한 준비된 신인이다. 극에서 그가 맡은 배역은 전학생 진명호다. 진명호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싸이코 전학생’으로, 너무도 말끔한 외모에 4차원적인 행동과 발언을 스스럼없이 내뱉기에 단연 그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네버다이 버터플라이’는 영원한 빵 셔틀 하늘이 전학생 명호를 만나면서부터 180도 다른 유쾌한 일탈을 경험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태윤은 ‘밀월도 가는 길’에서 연기호흡을 맞춘 바 있는 신재승과 ‘네버다이 버터플라이’에서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며 조화를 이룬다. 김태윤은 신재승을 빵 셔틀에서 구원해준 유일한 인물이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절친 아닌 절친으로 늘 붙어다닌다. 소심하고 차분하지만 알고보면 대범한 구석도 있는 하늘 역의 신재승과 달리 김태윤은 실감나는 사이코 전학생 명호 역을 완벽하게 스크린에 담아 실제인지, 허구인지 구분을 못하게 만든다. 자연스러운 천방지축 연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김태윤의 학창시절도 명호와 비슷했을 거란 예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는 비보잉이 유행할 당시에도 반장, 전교회장이라는 감투 때문에 비보잉조차 망설였으며 예의범절을 지키는 바른 생활 모범생이었다. 자신의 학창시절과 달라도 너무 다른 명호를 김태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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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김태윤이 남다른 매력으로 스크린에 등장했다. 사진=더착한엔터테인먼트 |
김태윤은 진정한 일탈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어쩌면 진명호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컸을 것이고, 배역을 흡수하는 모습과 애착이 관객들에게까지 전해진다. 또한 역할에 대한 애정 못지않게 감독님과 제작사, 출연배우들과 동고동락하며 고생으로 만들어낸 ‘네버다이 버터플라이’에 대한 애정어린 홍보도 멈추지 않았다. 나지막한 목소리와 차분한 작품설명 덕분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진지하게 영화를 대하는 자세와 애정이 연기에 대한 김태윤의 열정을 느끼게 도왔다.
“감독님과 제작사, 배우들이 동고동락했던 작품이기에 아무래도 애정이 더 많이 간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종종 ‘네버다이 버터플라이’는 나의 20대 최고의 선물 중 하나라는 말을 하곤한다. 나에게 이 작품은 선물이고 진명호에게 정말 고맙다. 제작사인 피도안마른녀석들은 열정으로 똘똘뭉친 사람들이기에 대견하고 잘됐으면 한다. 감독님과 제작사, 출연 배우들 모두 잘됐으면 한다. 물론 영화가 부족할 수도 있지만 배우들의 마음과 태도는 막중했기에 꽉 찬 영화다. 영화 상영이 끝날 때까지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관객들을 상대로 깜짝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언제 배우들이 닥칠지 모른다. (하하)”
왜 이제야 대중 앞에 나타났는지 아쉬울 정도로 연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김태윤은 ‘네버다이 버터플라이’오디션에서 한번 떨어진 바 있다. 당시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그는 신재승과 함께 감독을 찾아가 기회를 달라고 용기있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웬만한 연기에 대한 갈망과 용기 아니고서는 섣불리 할 수 없는 행동이기에 놀라움도 안긴다.
“영화 공고가 떴을 때 캐릭터를 보게됐다. 진명호 캐릭터 설명을 보는 순간 나를 부르더라. 안하늘 역을 보니 신재승과 어울릴 것 같아 추천했다. 안타깝게 서류전형에서 떨어졌는데 감독님을 찾아가서 기회를 달라고 하니 오히려 감독님이 ‘서류 체크를 잘못했다. 실수였다’고 하더라. 연기를 본 감독님이 흔쾌히 우리들의 연기를 좋아해줘 출연하게 됐다.”
김태윤은 ‘네버다이 버터플라이’에서 사이코 전학생 역을 맡았다. 사진=스틸 |
“재승이와는 ‘밀월도 가는 길’에서 함께 연기를 했다. 싸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맞고 때리는 역은 서로의 합이 중요하다. 재승이는 내가 그동안 만났던 좋은 연기 파트너 중 유일하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 배우다. 아마 그도 그럴 것이다.”
서로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준 만큼 ‘밀월도 가는 길’에 이어 ‘네버다이 버터플라이’에서도 찰떡 호흡을 과시한다. 앞서 김태윤이 맡은 명호 역할이 하늘 역의 재승에게 제2의 삶을 선물했듯이, 하늘 덕분에 명호도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알게된다.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나 김태윤과 신재승은 환상의 커플인 셈이다. 그는 “영화의 주인공은 진명호 안하늘이 아니라, 안하늘 진명호다. 나는 단지 하늘이를 빛나게 해주는 역할이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겸손을 보였다. 자신보다 상대를 높이며 무한 친절을 보이는 김태윤은 어떤 계기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걸까 내심 궁금해진다.
“어릴 적부터 남에게 주는 것을 좋아했다. 보통 두 개의 사탕을 얻게되면 두 개를 다 먹을수도 있을텐데 나는 남은 하나를 누군가에게 주려고 돌아다녔다. 반장도 반 친구들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선생님을 꿈꾸기도 했는데 어느 날 배려에 대해 생각하던 찰나, 텔레비전을 통해 무엇인가 묘한 기분을 받아 연기에 대한 생각을 하게됐다. 고1때는 학교 방송반에서 단편영화를 제작한다기에 달려가기도 했다. 이는 일종의 나만의 연기에 대한 마지막 테스트였다. 발연기에 불과했지만 스스로에겐 합격점이었고 이를 계기로 부모님께 연기에 대해 말했다. 다행히 집안의 큰 반대는 없었고 지금은 나를 응원해주고 계신다.”
부모님의 아낌없는 응원과 ‘고지전’ ‘사물의 비밀’ ‘단추’ ‘외로워서 그랬어요’ ‘결정적 한방’ ‘밀월도 가는 길’에서 조금씩 쌓아온 연기 내공 덕분에 김태윤을 브라운관에서도 만날 수 있게됐다. 그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서울 학생으로 등장한다. 이미 제 옷을 입은 듯한 자연스러운 배역 흡수력을 선보인 바 있기에 드라마에서 보일 모습 역시 기대가 크다.
김태윤이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싶다고 전했다. 사진=스틸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