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리뷰] ‘동창생’, 제목도 최승현도 ‘붕붕’ 떠있네

[MBN스타 여수정 기자]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지켜야만 하는 단 하나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억척오빠의 생존기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그의 이름은 리명훈(최승현 분). 19살 소년인 리명훈은 오직 여동생 리혜인(김유정 분)을 위해 힘들어도 참고, 보고 싶어도 참고, 슬퍼도 아파도 무조건 참는다. 꿈 많던 소년은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공작원이 되라는 무서운 제안도 거침없이 받아들인다.

홀로 남한으로 온 명훈은 오직 자신만을 믿고 의지한 채 하루하루 맡은 임무를 수행한다. 교복을 입고 학생으로 위장해 살며 같은 반 동창생이자 자신의 동생과 이름이 똑같은 이혜인(한예리 분)을 만난다. 서로를 도와주며 조금씩 친구로서의 정을 나누며 행복할 것 같지만, 그는 남한에 놀러온 것이 아니다. 마음을 다잡고 임무를 수행하며 온갖 고통을 이겨내고 약해진 마음을 강하게 업그레이드시킨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명훈의 기대와 착각과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명훈의 임무는 점점 어려워지고 급기야 그의 생명까지 위태롭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생은 물론 친구 예리까지 위기에 처하며 명훈은 일생일대의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을 겪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강했던 명훈의 마음은 점점 약해지지만 그때마다 오직 동생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주먹을 불끈 쥔다.

‘동창생’(감독 박홍수·제작 더 램프(주), (주)황금물고기)은 그룹 빅뱅 탑에서 배우로 스크린에 3년 만에 복귀한 최승현의 첫 주연 작품이다. 최승현은 그동안 ‘포화속으로’ ‘아이 엠 샘’ ‘아이리스’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내공을 쌓아왔기에 이번 작품에서 보일 모습에 대한 기대는 크다. 또 개봉에 앞서 예고한 성숙해진 눈빛 연기와 화려한 액션 장면은 최승현이 배우의 옷을 제대로 입었는지 궁금증을 유발시켰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승현은 부상에도 불구 투혼을 발휘해 연기에 대한 애정과 집착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특공무술 크라브마가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최승현의 모습은 배역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남성미 넘치는 액션으로 한번, 동생바보다운 면모로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또 한 번, 동창생 예리를 향한 우정으로 다시 한 번. 총 3번의 매력발산은, ‘동창생’으로 여심 사냥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만들지만, 실제 관객들에게 통할지는 미지수다.

최승현이 아끼는 여동생으로 등장하는 김유정은 생각보다 비중이 적어 아쉬움을 남기지만, 등장하는 장면마다 애절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연상 한예리와 최승현의 연기호흡은 자연스럽다. 극 초반 풋풋한 고등학생 역을 위해 가발을 쓰는 한예리의 모습은 조금 어색하지만 가발을 벗는 순간 어색함을 날리며 최승현의 동창생이자 그의 수호천사다운 자태로 그녀만의 매력을 발산한다.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과정이 어색할 것 같다는 우려와 달리 최승현의 간절하고 어딘지 모르게 불쌍해 보이는 눈빛 덕분에 기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동창생’이 11월 6일 개봉한다. 사진=동창생 포스터

그러나 왜 굳이 영화제목이 ‘동창생’인가에 대해서는 “서로 친구지만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운명을 지닌 남한과 북한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예리가 한 때를 함께한 동창생 명훈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며 제목이 지닌 의미를 밝힌 박홍수 감독의 설명을 들었음에도 여전히 알쏭달쏭하기만 해 아쉽다. 오는 11월 6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