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시청률 앞에서는 공익성도 완성도도 아무 소용없었다.
지난 11일 tvN 월화드라마 ‘빠스껫 볼’의 조기종영소식이 전해졌다. 당초 24부작에서 18부작으로 축소된다는 것이다.
이번 ‘빠스껫 볼’의 분량이 줄어든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은 생각보다 저조한 시청률을 의심했고, 이에 대해 tvN관계자는 “절대 시청률 저조로 인한 것은 아니다. 당초 18부까지 광복 이전의 이야기를 그리고, 이후 6회분이 광복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려고 했다. 하지만 광복되는 1945년부터 분단이 되기 이전인 1948년도까지의 이야기를 6회분으로 담기에는 제작진 쪽에서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방영 회차를 줄이고자 동의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모두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해명이 시청자들에게 크게 와 닿지 않는 이유는 실제 ‘빠스껫 볼’의 시청률이 그다지 높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초기 ‘빠스껫 볼’은 지상파였던 KBS에서 CJ E&M으로 이적한 ‘추노’의 곽정환 감독이 2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큰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거기에 tvN 개국 7주년을 기념 작품으로도 꼽히는 등 CJ E&M의 부족할 것 없는 지원을 받으며 하반기 기대작으로 떠오르기도 했었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반응은 생각보다 그리 높지 못했다. 철저한 역사적 고증과 수준급의 CG기술력을 발휘해 일제강점기 당시의 길거리를 완벽하게 그려냈지만, 정작 주인공인 강산(도지한 분)과 민치호(정동현 분), 최신영(이엘리야 분)의 성장이야기가 다소 뻔하게 이어지는데다, 광복 이후 분단에 이르는 시대를 농구와 접목시킨 내용은 시청자와 공감을 사기에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결국 1%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게 됐고, 기대치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클 수밖에 없었다.
‘빠스껫 볼’외에도 조기 종영을 앞둔 프로그램이 또 하나 있다. 바로 MBC 예능프로그램 ‘어세오세요’이다. 처음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안방극장에 찾아가려고 했던 ‘어서오세요’는 당시 안정성 논란으로 갑작스럽게 폐지된 MBC 예능프로그램 ‘스플래시’의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어서오세요’는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을 한국에 초청, 개그맨 김국진의 진행 아래 개그맨 서경석과 배우 김정태로 팀을 나누어 게임을 통해 한국을 배우고, 그 중 최고 장학생인 ‘으뜸 벗님’을 선출해 그에게 한국 어학연수의 혜택을 선사하는 콘셉트로 진행했다.
첫 나라인 터키에 이어 태국의 문화와, 그곳에서 부는 한류열풍의 바람, 그리고 한국어를 알고자 하는 외국인들의 열정을 보여준 ‘어서오세요’는 ‘느낌표’ 이후 예능과 교양의 장점을 접목시킨 공익버라이어티의 귀환을 꿈꾸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교훈에 집중한 나머지 예능프로그램에 가장 중요한 재미를 놓쳤고, 여기에 금요일 10시대 예능프로그램의 절대강자 SBS ‘정글의 법칙’에 막혀 평균 3%대 내외의 시청률에 머무르게 됐다. 결국 ‘어서오세요’는 5회 만에 막을 내리며 안방극장을 떠나게 됐다.
이에 대해 MBC는 “초반 ‘어서오세요’의 경우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이 좋다보니 터키에 이어 한 개국 더 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로 인해 처음 계획보다 3회 늘어난 5회분 분량으로 방송됐다. 절대 시청률 저조로 인한 폐지는 절대 아니다”이라고 전하며 프로그램의 폐지와 시청률의 상관관계는 없음을 강조했다.
이들 두 방송 모두 방송사 측에서는 시청률과 종영과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일찍 끝내는 이유로 완성도와 애초 계획이 그러했다고 말하기가 공교로운 것은, 결과만 봤을 때 이들이 받은 성적이 모두 저조하다는 것이다.
각 방송사가 시청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시청률이 프로그램의 인기 척도를 가늠케 해줄 뿐 아니라, 수입이 되는 광고와 직결이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방송사들은 시청률이 좋은 작품들은 연장을 추진하는 반면, 그 반대의 경우는 폐지를 선택해 왔었다.
문제는 이 같은 시청률이 작품의 완성도와 질적인 부분을 대변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분명 시청률이 낮을지라도 그 프로그램만이 지닌 가치와 매력에 빠진 시청자들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조기 종영을 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