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다들 바쁜데 연습할 시간이 있겠어요?”
가수들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무대, 정확히 말하면 연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콜라보 작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자 한 가요 관계자에게서 나온 대답이다.
가수들의 콜라보는 올해 가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서로 다른 분야의 가수, 혹은 또 다른 누군가가 만나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기도 하고, 두 사람의 호흡을 자랑하며 그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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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2 ‘가요대축제’ 방송캡처 |
콜라보 앨범 작업은 물론, 올해 연말 가요축제에서도 이 같은 시도는 계속됐다. 지상파 3사는 각자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특별한 조합을 내세워 무대에 올렸다. 일차적으로 콜라보라는 말 자체만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무대이기 때문에 관심을 끄는 데에는 제법 선방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지난 27일 KBS2 ‘가요대축제’는 이효리와 다이나믹듀오, 이승철과 인피니트는 물론, 프로그램 속의 코너로 ‘불후의 명곡’을 표방한 ‘슈퍼 빅매치’를 마련했다. 이 코너에서는 틴탑의 니엘과 시크릿 송지은, 비스트 양요섭과 에이핑크 정은지, 허각과 케이윌, 씨스타 효린과 에일리의 무대를 꾸몄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아이돌들이 90년대 혼성그룹의 무대를 재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역시 콜라보 형식을 도입했다. 포미닛 권소현과 비스트 손동운은 철이와 미애로, 포미닛 지윤과 틴탑의 천지, 리키, 엘조는 업타운으로, 미쓰에이 민과 B1A4 신우는 더 자두로, 걸스데이 혜리, 소진, 유라와 틴탑 캡, 창조는 영턱스클럽으로, 시크릿 선화, 효성과 B1A4 진영, 공찬은 UP로, 걸스데이 민아와 B1A4 산들, 바로는 쿨로 변신했다.
다른 세대 가수의 만남, 다른 장르의 만남은 물론 현재 ‘응답하라’의 열풍으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90년대 가요계를 재현한다는 점에 있어서 분명 색다른 시도이기도 했고, 라인업 자체도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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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가요대전’ 방송캡처 |
지난 30일 방송된 SBS ‘가요대전’ 역시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박진영은 틴탑 니엘, 에이핑크 정은지, 인피니트 호야, 시크릿 전효성과 함께 자신의 히트곡인 ‘날 떠나지마’ ‘그녀는 예뻤다’ ‘난 여자가 있는데’ ‘허니’ ‘너뿐이야’ ‘핸즈업’ 등을 열창했으며, 다이나믹듀오, 배치기, 산이 등의 힙합가수들의 콜라보를 선보였다. 또 드렁큰타이거와 윤미래는 후배가수인 은지원과 블락비 지코, 비에이피 방용국, 방탄소년단 랩몬스터, 비원에이포 바로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어 이승철은 비스트 장현승, 인피니트 남우현, 비원에이포 산들, 샤이니 온유과 함께 ‘마이 러브’를 부르고, 나인뮤지스와 함께 댄스 무대를 준비했고, 이효리는 투애니원 씨엘과 서로의 노래를 바꾸거나, 함께 부르며 ‘나쁜여자’의 매력 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콜라보 무대는 소문난 찬지에 먹을거리 없다는 옛말이 딱 들어맞았다. 그간 음악방송에서 쉽게 볼 수 없던 가수부터 조합까지 공을 들여 섭외했지만 그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화려한 라인업에도 허무함만 남긴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연습 부족에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바쁜 가수들끼리 모아놓고 연습을 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