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준용 기자] 배우 송강호와 심은경이 2014 춘사 영화상 시상식에서 남녀 연기상을 각각 수상한 가운데 최우수 감독상은 따로 호명되지 않은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돼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19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4 춘사 영화상 시상식에서는 최우수 감독상 수상자가 호명되지 않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됐다. 그 속사정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 결국 최우수 감독상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이상우 한국영화감독협회 사무총장은 19일 MBN 스타에 “심사위원장을 제외한 총 7인의 과반수 표를 얻어야 된다는 규정이 올해부터 생겼다. 근데 올해 정말로 쟁쟁한 작품들이 많다보니 그 규정에 맞는 작품이 없었다. 우리가 만든 규정에 우리의 발등이 찍힌 셈이다”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사무총장은 “사실 시상식 바로전까지도 심사위원들끼리 따로 수상자를 선정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또 다른 오해를 야기하게 될수도 있기 때문에 올해는 수상자 없이 그대로 가기로 했다. 정진우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역시 무대에서 수장자를 발표 못하는 심정이 오죽하겠냐”라며 설명했다.
↑ 사진=옥영화 기자 |
그는 이어 “향후에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이 골머리를 앓게 됐다. 내년부터는 수상자가 과반수 이상의 표를 획득하지 못할 시 결선 투표 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강호와 심은경은 이날 각각 남녀 연기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먼저 송강호는 “정말 과분한 상을 받은 것 같다. 존경하는 대선배들이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주신 덕분에 좋은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고, 영광스런 자리에도 설 수 있었다. 늘 가슴 속 깊이 감사한 마음으로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심은경은 “존경하는 선생님들 앞에서 어리고 많이 부족한 제가 정말 큰 상을 받게 돼서 감개무량하고 마음이 무겁다. 송구스런 마음도도 있고, 저 혼자 잘해서 상을 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출연진과 감독 및 스태프들이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연기 잘하는 좋은 배우가 되겠다”고 벅찬 기쁨을 표현했다.
신인감독상은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수상했다. 양 감독은 “생각하지도 못한 뜻 깊은 상을 받았다. 대선배님들께서 주신 상이라서 감사하다. 다른 상과 달리 이 상은 칭찬 보단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이라고 생각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각본상은 ‘수상한그녀’의 신동익, 홍윤정, 동희선이 수상했으며, 기술상은 ‘미스터 고’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정성진 감독에게 돌아갔다. 공로상은 전국극장연합회 강대진 회장이 받았다. '변호인'과 '수상한 그녀'는 각각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한편, 춘사 영화상 시상식은 영화 ‘아리랑’의 춘사 나운규 선생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 우리 영화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 및 우수한 작품을 선정, 시상하는 영화제다.
이번 춘사 영화상 시상식은 신청 접수제가 아닌 저명한 영화평론가 5인(김종원, 전찬일, 조혜정, 안태근, 강유정)의 ‘2014 춘사영화상’ 후보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수상작품 후보들을 선정했다. 이처럼 현역 감독들만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수상작을 최종 결정해 여타 어떤 영화제보다
다음은 춘사 영화상 시상식 각 부문별 수상자(작) 명단.
▲최우수 감독상=수상자 없음 ▲각본상=신동익, 홍윤정, 동희선(수상한 그녀) ▲남자연기상=송강호(변호인) ▲여자연기상=심은경(수상한그녀) ▲기술상=정성진(미스터고) ▲신인감독상=양우석(변호인) ▲공로상=강대진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