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지상파 3사, 종합편성채널의 현 상황은 세월호 참사 보도에 무게를 두고, 일부 드라마 재개, 예능 중단이다. 그러나 보도 기능이 없는 대부분 케이블 채널은 확연히 다른 상황이다.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tvN을 비롯한 다수의 케이블 채널은 ‘편성 취소’를 확정지었다.
가장 먼저 결방이 확정된 것은 오락성이 강한 ‘SNL 코리아’와 ‘코미디 빅리그’였다. 이후 Mnet ‘엠카운트다운’ ‘블락비의 개판5분전’ 등이 편성 취소됐다. 뿐 아니라 18일과 19일 첫방송을 앞두고 있던 Mnet ‘뜨거운 순간 엑소’와 올리브TV ‘마스터셰프 코리아3’는 잠정 연기됐다.
‘오락’에 베이스를 두고 있을지언정 이들 채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를 우선순위로 둔 것이다. 채널 별로 적게는 하나, 많게는 서너 개의 프로그램을 포기해야했다.
지상파 방송이 뉴스 특보 체재를 이어갈 때 각 채널들은 예능 프로그램 본방송을 대신해 재방송의 편성 비율을 급격히 늘렸다. 물론 ‘봄여름가을겨울의 숲’ ‘리틀 빅 히어로’ 등 최대한 오락적 성격이 약한 프로그램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여기에 ‘나인:아홉 번의 시간 여행’ ‘인현왕후의 남자’ ‘꽃보다 누나’ 등 이미 오랜 과거가 된 프로그램들까지 속속 모습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재방 편성’에 대한 반론이 제기됐다. 본방송이든 재방송이든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영화 등을 편성할 것이라면 굳이 본방송을 취소해야 했냐는 의견이었다.
이에 대해 케이블 채널도 나름의 이유는 존재한다. 가장 큰 이유는 각 채널이 지닌 ‘색(色)’이였다. 물론 tvN을 비롯해 Mnet, 올리브TV, 온스타일 등은 각 채널이 지향하는 점은 다르다. 종합오락, 음악, 라이프스타일, 뷰티 등으로 쉽게 분류된다. 세밀한 분류가 존재하지만 결국은 ‘오락 채널’로 묶인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고지에 따르면 이들 채널은 80%의 오락-예능 콘텐츠를 편성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중대한 사태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이 법은 변하지 않는다. 웃음기를 뺀 다큐성 프로그램 등은 전체 편성의 20%가 최대치이다.
24시간 편성으로 볼 때, 케이블 채널이 오락성을 버릴 수 있는 시간은 다섯 시간도 되지 않는 셈이다. 더욱이 이들에겐 뉴스 특보를 편성하거나 속보를 보도할 수 있는 기능도 없다. 결국, 재방송은 케이블 채널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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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 E&M |
케이블 채널의 ‘예능-드라마 재방송’은 눈치 없는 짓이 아니다. 국민의 정서와 사회적 분위기를 최대한 고려한 ‘배려’였다.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