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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꽃보다 듬직이'는 미혼모 보호시설에서 태어나 친엄마에게서 버림받은 듬직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듬직이는 경직된 팔다리에 고개도 못 가눌 정도로 심각한 뇌성마비 장애 때문에 입양도 어려워 오갈 곳이 없었던 4살짜리 아이다. 여수시에 위치한 아동복지시설 삼혜원 202호에서 자신을 보듬어 준 엄마들,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간다.
해당 방송분의 내래이션은 배우 유인나가 맡았다. '휴먼다큐 사랑' 제작진에 따르면 유인나는 더빙 녹화 이틀 전까지만 해도 중국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더빙 당일 새벽에는 밤샘 촬영까지 진행했다.
피곤했을 법도 한 데 방송에서 그려진 삼혜원 아이들의 천방지축 에피소드에 유인나는 연신 미소를 지었다는 제작진의 전언이다.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 덕에 목소리에 저절로 경쾌함이 묻어났던 유인나였지만, 후반부 듬직이와 친구들이 이별을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는 결국 내레이션을 잠시 중단해야 했다.
"듬직이 가지마"라며 눈물을 흘리는 예린이와 애써 꾹 참던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을 보며 그 역시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것. 유인나는 제작진에게 "이런 작품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인나는 "감동을 전하는 프로그램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 '휴먼다큐 사랑'은 지금까지 보았던 이야기와 또 다르다"고 말했다.
다음은 MBC '휴먼다큐 사랑' 제작진과 유인나의 일문일답
-'휴먼다큐 사랑' 내레이션을 맡은 계기는?
▲"제가 '휴먼다큐 사랑'을 좋아해서요. '휴먼다큐 사랑'은 늘 따뜻한 주제를 담은 좋은 프로그램이니까 '당연히 무조건 해야지'라고 생각했어요."
-'휴먼다큐 사랑' 참여해보니 소감은?
▲내레이션 할 때마다 매번 '힐링'이 되고, 정말 좋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눈물이 나서 중간 중간 마음을 다스리느라 힘 들었고요. 지금 당장 스케줄이 없다면, 삼혜원 아이들을 만나러 가고 싶어요. 이렇게 천사 같은 아이들이 있다는 것도 고맙고,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고 그랬어요."
-평상시에 아이들 좋아하나요?
▲"정말 좋아해요. 저랑 지나가다 마주치는 아이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아요. 뭔가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장난을 주고받는다거나…."
- 최근 세월호 참사 때문에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꽃보다 듬직이’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위안을 줄 수 있을까요?
▲"사실 온 국민이 너무 힘들잖아요. 저도 그 일로 많이 울고 괴로워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이 프로그램을 보면 웃는 어린아이들 얼굴만으로도, '저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가 조금 더 무언가를 해야 되겠다'라는 마음이 들 것 같아요. 실제로 뭔가 따뜻한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기대가 돼요. 그러면서 모두가 힐링이 되겠죠?"
- 이들이 보여주는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았어요.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가 있어서 이 아이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대사를 던져 준 것만 같은 상황들이 진짜 실제로 벌어지는 거예요. 서로를 보듬어 주는 게 정말 누군가 써내려간 것처럼, 그런 영화를 본 것처럼 감동적이었어요. 특히 예린이가 카메라를 향해 듬직이 보고 싶다고 부르는 장면에서는 '저런 게 진심이구나' 싶었어요. 듬직이에게 밥을 챙겨주고 먹여주고 하는 것도 그렇고요. 학교 가는 예린이의 머리띠를 챙겨주는 듬직이의 모습도 그렇고요.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런 생각을 한다는 게, 진짜 사랑인 것 같아요."
- 시청자분들께 ‘꽃보다 듬직이’를 추천한다면?
▲"보기 전에 모르는 것이 있고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냥 일단 '휴먼다큐 사랑'을 믿고 보셨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힘들었던 분, 무언가에 지치신 분, 무엇을 해도 흘러가는 1시간을 '휴먼다큐 사랑'에 한 번 투자 해보시면 분명히 마음에 빛이
- 뜻밖의 보물을 얻은 느낌?
▲"네. 이렇게 뭔가를 얻어 가리라 생각도 못했어요. 따뜻하고 재미있고요. 이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건가 싶은데, 넋을 잃고 보다가 대본을 몇 번 놓쳤어요. 아이들이 진짜 예쁘고 해맑아서 그럴 수밖에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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