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과거 대표 요리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아침 정보 프로그램 안에 들어있는 하나의 코너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요리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주부를 겨냥했기 때문에 여자 MC에 여자 요리전문가 구성이 많았다. 대표적인 인물인 요리연구가 이종임이다. 한식 대표 요리 연구가인 이종임은 1981년부터 1984년까지 MBC ‘오늘의 요리’를 진행했으며 MC는 당대 스타였던 김영란, 고두심 등이 맡았다. 한식 요리가였던 이종임은 주부들에게 유용한 실생활 요리 들을 전했다.
이후 90년대에 들어서서도 요리강좌 프로그램의 강세는 계속됐다. 심지어 EBS에서 어린이를 MC로 내세운 노희지의 ‘꼬마요리사’가 히트를 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에서 한 번의 변화를 다시 맞은 것은 90년대 후반이다. 여자들의 전유물로만 알았던 부엌일에 남자 MC와 요리사가 등장했다. 가장 뇌리에 남아있는 인물은 배우이기도 한 이정섭이다. 이정섭은 GTV ‘맛있는 인생’을 진행하면서 남다른 재능을 발휘했다. 실제로 비원 근처에서 한정식집을 운명하며 한식에 일가견있던 그는 손님상 차리기, 궁합에 맞는 음식 등 다양한 정보를 함께 공유했다. 이정섭 특유의 발음으로 말하는 ‘챔기름’ 등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단순히 요리 레시피를 전달하던 것에서 오락성을 겸비한 프로그램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1998년 KBS2는 ‘삐삐 요리방’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설, 연예인들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요리를 만들어 전달하는 포맷이었다. 요리프로그램 하면 생각나는 대표 MC인 최화정도 90년대 후반 ‘최화정의 맛있는 이야기’를 진행하며 맛깔나게 음식을 소개하고 레시피를 공개했다. ‘프로에게 배운다’ ‘만원 요리’ 등의 코너로 다양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 SBS는 한가지 재료를 가지고 두 팀이 요리 대결을 펼치는 ‘최고의 밥상’을 선보였다. 파일럿이었음에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프로그램을 선보여 재미를 톡톡히 봤다.
이와 함께 맛집을 선정하는 프로그램과 요리와 여행을 결합시킨 프로그램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2000년대 초반 등장한 프로그램인 MBC ‘찾아라 맛있는 TV’와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다. 안정적인 포맷에 꾸준히 코너를 바꿔준 덕분에 두 프로그램 모두 지금까지 방송되는 장수 프로그램이 됐다.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모았던 구본길 조리장을 비롯해 신효섭, 양지훈 등 여러 분야의 셰프들이 출연한 바 있다.
2003년 시작해 약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방영됐던 SBS ‘결정 맛대맛’의 경우엔 1, 2라운드로 나눠서 스타들이 직접 음식을 맛 보는 시간과 각 조리장들이 직접 출연해 음식을 그 자리에서 만들고 음식을 먹어 본 출연진들이 투표를 통해 최고의 요리를 선정했다. 매회 조리장들의 대결이 펼쳐지기 때문에 4년 동안 TV에 출연한 셰프들이 수백 명이다.
올리브TV은 2000년 채널F로 개국했으며 2002년 푸드채널로 변화, 2005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했다. 요리 전문 채널답게 요리 서바이벌부터 셰프들의 단독 이름을 건 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올리브TV는 한식부터 이태리 음식, 프랑스, 일식까지 세계 곳곳의 음식을 다양하게 다룬다. 그렇기 때문엔 과거엔 한식 전문이 이종임, 이정섭이 메인에 섰지만 지금은 파티셰부터 쇼콜라띠에까지 당당하게 TV앞에 설 수 있게 됐다.
셰프 이름을 메인에 세웠던 ‘홈메이드쿡 by 김소희’ ‘최강식록’ ‘셰프의 야식’ ‘샘과 레이먼의 쿠킹타임’ 등이 있으며 ‘노오븐디저트’ ‘두 남자의 캠핑쿡’도 셰프 중심으로 펼쳐지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단순한 요리 상식을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함께 여행을 가고, 라디오 DJ처럼 시청자들의 의견에
자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참가자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습도 보인다. ‘마셰프’나 ‘키친 파이터’ 같이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승자에겐 개인 프로그램을 제작해주는 혜택을 주면서 이는 또 다른 창조물이 되고 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