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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물들은 필요 없는 것을 퇴화 시키는데 공작새는 필요 없는 화려한 날개를 계속 가지고 간다더라고요. 음악 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우리도 예술적 아름다움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남성 듀오 피콕(조영일·김상훈)이 이같은 출사표를 던지며 날개를 폈다. SBS 드라마 '잘키운 딸하나' OST를 불러 주목받은 피콕이 총 9트랙이 담긴 첫 앨범 '아프리브아제(apprivoiser)'를 16일 발표한다. 이들은 이에 앞서 15일 서울 서교동 롤링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타이틀곡 '길들여지다'를 취재진에 들려줬다.
'길들여지다'는 조영일의 피아노와 김상훈의 일렉 베이스 기타 연주가 담백한 음악이다.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져 혼자 남겨진 듯한 쓸쓸함이 사운드에 스며있다. 모든 길들여진 상황에서의 이탈과 그로 인한 두려움을 표현한 곡이라고 피콕은 설명했다. 그들의 음악과 닮았다.
피콕의 음악은 듣는 이의 귀를 정화시킨다.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남다른 인연을 이어온 배우 최민수는 피콕의 음악에 대해 "두 눈을 감고 감상하면 풍경이 그려진다"고 말했다. 015B 출신 장호일은 "요즘 보기 드문 서정적인 젊은이들이다. 과거 전람회가 떠올랐다"고 피콕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피콕 멤버 두 사람은 싱어송라이터다. 모던 팝과 포크에 살짝 R&B 스타일까지 포용한다. 그들만의 독특한 보컬 스타일과 신선한 음악 화법은 대중에게 다소 낯설 수도 있다. 아이돌 그룹의 댄스 음악, 혹은 '잘 팔리는' 트렌드를 쫓은 음악이 아니다. 차분하고 묵직하다. 웅장하지 않지만 듣는 이의 가슴을 파고든다.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최민수는 피콕에게 "방송이나 인기에 길들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틀에 갇히지 않은 채 공연 위주로 활동해 달라"고 바랐다. 피콕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남은 과제는 음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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