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을 필두로, 배에 숨어사는 인정 많고 사연 많은 기관장 완호(문성근 분), 선장의 명령을 묵묵히 따르는 행동파 갑판장 호영(김상호 분), 돈이 세상에서 최고인 거친 성격의 롤러수 경구(유승목 분), 언제 어디서든 욕구에 충실한 선원 창욱(이희준 분), 이제 갓 뱃일을 시작한 순박한 막내 선원 동식(박유천 분)까지 여섯 명의 선원은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을 시작한다.
그러나 망망대해 위에서, 그들이 실어 나르게 된 것은 고기가 아닌 사람이었다. 선장 철주는 삶의 터전인 배를 지키기 위해 선원들에게 밀항을 돕는 일을 제안한다.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 온 수많은 밀항자들, 그리고 운명의 한 배를 타게 된 여섯 명의 선원들. 그 가운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가 몰려오고 그들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 ‘해무’
[MBN스타 손진아 기자] 배우 김윤석, 박유천, 유승목, 김상호. 지금까지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 네 배우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감’이다. 그들은 영화 ‘해무’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넘쳤고 애착도 강했다.
배우 김상호는 ‘해무’에서 선장의 명령을 묵묵히 따르는 행동파 갑판장 호영 역을 맡았다. 전진호 선원 중 선 굵은 연기로 존재감을 빛낸 그는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로 ‘해무’에 대한 이유 있는 칭찬을 줄줄 설명해갔다.
↑ 사진=이현지 기자 |
흔들리는 배 위에서의 촬영은 위험하기도 하고 체력 소모도 많이 되는 일이었다. 다행히 김상호는 배멀미는 없었다. 그러나 배를 타고 나가는 순간부터 많은 위험부담이 존재했기에 항상 긴장하며 지냈다.
바다로 한 번 들어가면 촬영은 하루 종일 이어졌다. 한 배에 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한 공간에서 동고동락했다. 배우들은 술자리도 자주하고 이야기도 자주 나누며 특별한 추억을 많이 쌓았다.
“‘해무’ 촬영장은 다 좋았다. 다 기억에 남는다. 이상한 경험인데, 밥을 먹을 때나 잡다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어느 누가 ‘해무’를 이야기하면 낯설지 않게 받아들였다는 거다. 작품에 대해 고민하고, 함께 찾아보고 했다. 낯설지 않았던 이유는 선원들 머릿속에는 항상 ‘해무’가 있다는 거였다. 한 공간에 모아놨다고 다 그렇게 되는 건 아닌데.(웃음) 행복하니까 그런 힘든 것도 들여다본 것 같다.”
‘해무’에는 김윤석, 문성근, 유승목, 이희준, 박유천 등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그들은 누구 하나 튀지 않고 환상의 조화를 이루며 때로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때로는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현장에는 선배도 있고 후배도 있고, 난 중간자의 역할이었다. 항상 즐겁게 하는 게 좋지 않나. 투정 부릴 수도 있지만 웃는 날이 더 많아지면 더 행복해지니까.(웃음)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현장에만 가면 난 말이 굉장히 많아진다. 기분도 좋아지고 에너지가 솟는다.”
그에게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은 없었나’라고 묻자 “걱정과 우려가 있었다는 걸 이번 인터뷰를 하며 알게 됐다”라고 답했다. 이어 아이돌 출신 배우 출연에 왜 걱정이 없었는지를 덧붙였다.
“선입견은 없었다. ‘해무’를 하게 된 이유가 대본을 보고서였다. 대본을 쓴 감독님을 믿고. 그렇게 믿는 감독이 박유천을 선택했다. 감독이 박유천을 선택한 건 분명 박유천에게서 동식을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박유천이 능글능글하면서도 똘똘한 친구다. 되게 영리하다.(웃음)”
인터뷰 내내 ‘해무’에 대한 자신감, 확신, 그리고 강한 애착을 드러낸 김상호는 끝으로 ‘해무’를 ‘삶’이라고 칭했다. “‘해무’는 부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진호의 타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가난한 사람들이다. 불안한 내일을 좀 덜 불안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런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
↑ 사진=이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