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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유용석 기자 |
'사랑이 고프다'고 외치던 그들이 이번엔 사랑을 쟁취했다. 하지만 쉽지 않다. 이들은 이번 정규앨범 '다크 앤 와일드(Dark & Wild)'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을 노래했다.
날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여자친구를 향해 더 이상 나를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흔한 사랑 노래일 수도 있지만 마치 음악 팬들을 향해 하는 그들의 이야기 같다.
방탄소년단은 "기존 디지털 싱글과 미니앨범은 몸풀기에 불과했다. 이번 앨범이야 말로 우리의 색깔이 진하게 담긴 앨범"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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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유용석 기자 |
비주얼·퍼포먼스 등 모든 면에서 한층 발전했다. 교복은 벗어던졌다. 거칠어졌다. 퍼포먼스는 한 단계 진화했다. 힙합을 기반으로 한 기존 안무에 섬세함을 더했다. 스텝이 현란하다.
방탄소년단은 "의상·헤어스타일·메이크업을 통해 꼬여버린 연애에 대한 답답함과 예민함을 표현했다"며 "정말 많은 연습을 했다. 우리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자신감은 역시 음악 자체에 있다. 단순히 댄스 아이돌 그룹이 아닌, 힙합 그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특히 타이틀곡 '데인저(Danger)'는 펑크록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이다. 2000년대 초반 유행한 클럽튠의 힙합 그루브가 섞였다. 방탄소년단은 이를 두고 '하이브리드 힙합'이라고 명명했다.
이날 단 한 차례의 무대로 평가할 순 없지만 랩 비중이 많은 점을 고려할 때 노랫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 점이 아쉽다. 오히려 보컬 파트와 멜로디 라인이 귀에 박힌다. 전체적으로 힘 있는 후렴구와 시원한 샤우팅 등 빈틈 없이 짜인 구성이 매력적이다. 이쯤 되면 팬들의 사랑을 굳이 구걸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충분히 멋지다.
방탄소년단은 "다른 수록곡들까지 다 들어 보시면 정말 '퍼펙트'(완벽)하다"며 "우리의 이름이 좀 더 알려지길 원한다. 지난해 신인상에 이어 올해는 지상파 음악 방송 프로그램 1위와 단독 콘서트까지 잘 해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방탄소년단은 사우스(south), 웨스트(west), 붐 뱁(boom bap), 트랩(trap) 등 힙합 장르적 특성을 살린 트랙을 대거 수록했다. 힙합 그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힙합 본고장 미국에서 녹음을 진행한 방탄소년단은 "감히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다고 말씀 드릴 수 있다. 정통 힙합은 아니지만, 힙합 마니아와 대중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힙합의 대부 워렌지(Warren G)가 방탄소년단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약속한 것으로 최근 전해져 관심이 쏠렸다. 워렌지는 닥터 드레(Dr. Dre)의 동생이자 '지 펑크(G-Funk)'의 전성기를 이끈 힙합 뮤지션이다.
방탄소년단은 "워렌지가 우리의 노래를 들어보더니 좋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쓴 비트를 선물로 주고 싶다고 하더라. 영광이다. 더불어 멤버 슈가가 쓴 노래 '투모로우'를 리메이크하고 싶다고 했다. 그 쪽 레이블 관계자 말로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 하더라. 아직 진행 중인 이야기지만 기대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끝으로 "우리 그룹명의 '소년'에는 여러 의미가 담겼다. 그 중에서도 소년의 핵심은 바로 성장 가능성 아니겠는가. 항상 발전하고 성장하는 방탄소년단을 지켜봐 달라"며 환하게 웃었다.
fact@mk.co.kr / 사진=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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