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배우 송새벽과 강예원은 이제야 비로소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찾은 듯 하다. 영화 ‘내 연애의 기억’으로 ‘조선미녀삼총사’ 후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 두 사람. 송새벽과 강예원은 각각 완벽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남자친구 현석, 그런 그의 비밀을 캐기 위해 노력하는 쿨한 듯 쿨하지 못한(?) 여자친구 은진 역을 맡았다.
이미 절친으로 알려진 두 사람이기에 이번 작품에서의 호흡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물론 ‘조선미녀삼총사’로 같은 작품에 출연한 바 있지만, 당시 두 사람은 연인이 아닌 남남으로 등장했기에 사실상 정식 연기 호흡은 ‘내 연애의 기억’이 처음인 셈이다. 기대는 만족으로 이어졌고 실제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안 되는 리얼한 모습은 관객들을 웃고 분노하게 만들었다.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폐막작으로 극장 개봉 전 관객을 만났던 ‘내 연애의 기억’은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입소문을 이어왔다. 판타스틱한 이야기의 전개도 돋보였고 배우들의 내레이션으로 섬세한 감정까지 공유가 가능하다. 또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적절한 조합이 자칫 강렬해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장면을 매끄럽고 부드럽게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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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무엇보다 돋보인 건 두 배우들의 열연이다. 송새벽은 특유의 어눌하고 느린 말투로 현석을 담아냈다. 그 누구보다 여자친구 은진을 사랑하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웠고,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은진이 힘들어할 때 차분하게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이야기한다. 살벌한 장면도 송새벽 덕분에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준다.
강예원은 스크린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은진이다. 감정에 솔직하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자유로운 행동, 시원시원한 욕설, 분노를 다스리는 그녀만의 독특한 방식, 리얼한 만취연기, 위기 상황 속 모두를 웃긴 대사 등 강예원의 열연 덕분에 모두 그 진가를 발휘한다.
믿었던 남자친구들에게 차이고 슬퍼하는 모습부터 새로운 남자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느끼는 모습, 일말의 의심으로 분노하는 모습 등 사랑
때문에 액션과 코미디, 사극, 애니메이션 장르 속에서 유일한 반전 로맨스로 ‘틈새시장’을 노리기에 적절하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