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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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왁스레 퍼득여대는 까마귀 한 놈 탐스러운 감나무 위에 내려와 운다. 아무 까닭이든 무의미한 운율에 맞춰 세상은 또 돌아간다. 그놈이나 나나 요사스런 감빛에 홈빡 반해 그대 어머니의 매질은 아프지도 않다.
집구석이 망할라면 뭔일이 없겠냐며 분해하던 사람들도 마루에 털썩 울음을 놓았다. 청승맞은 어둠은 잘도 찾아와 고이 잠든 누이의 눈시울마저 붉히고 갈 터다. 까마귀도 어머니도 까닭이 있어 울 터인데 까닭도 없이 우는 누이가 애처롭기만 하다.
함치르한 감이 뚝뚝 떨어질 듯 한 그대 아버지의 산 밑은 늘 시끌한가. 밤을 터는 흥겨움이 연신 따가운 곡소리를 잇고, 상수리 도토리 나뭇잎은 호들갑을 떨고, 우거진 두렁에서 우라지게 울어대는 개구락지 소리는 메밭 고추를 따는 처녀들의 발그레한 웃음 소리보다 큰가.
우느냐 우느냐 개굴아 그대 무덤 떠내려 갈까 우느냐. 그래도 산 사람은 산다고 우리들은 말한다. 요란한 산 밑에도 사람은 피고 진다. 붉어가는 산시울에 꽃피는 소리 꽃이 핀다. 그대 어머니 흠뻑 젖은 소매귓 눈물이 보름달에 망울진 밤. 고적한 향내음이 슬프다. 그대 살내음이 슬프다. 지나간 장대비가 슬프다.
※ 이 글은 세상을 떠난 걸그룹 레이디스코드 리세와 은비의 넋을 위로하는 글입니다. 기사체가 아닌 표현 방식과 몇몇 단어의 해석은 읽는 이에게 맡깁니다.
레이디스코드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는 "리세가 7일 오전 10시 10분께 사망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3일 오전 1시 23분께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43km 지점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레이디스코드가 탄 승합차는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아 전복됐습니다. 빗길에서 바퀴가 빠지면서 차량이 몇 차례 회전을 한 뒤였다는 소속사 측 주장이 사고 당시 나왔습니다.
권리세는 이 때문에 사고 당일 약 7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던 중 갑작스레 혈압이 낮아져 주치의가 집도를 중단한 이후 중환자실에 머물러왔습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나 멤버 은비는 사고 현장에서 인근 병원으로 후송 중 숨져 지난 5일 경기도 분당스카이캐슬에 안치됐습니다. 리세의 빈소는 은비가 떠난 서울 고대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습니다.
소속사 관계자는 이날 "고인과 남아 있는 멤버들에 대한 무분별한 기사 양산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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