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누구를 위한 강경대응일까?
내년 1월 방영예정인 MBC 드라마 ‘킬미, 힐미’ 남자주인공 캐스팅을 여부를 놓고 현빈과 드라마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이하 ‘팬엔터’) 사이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감정싸움의 발단은 27일 오후 모 매체가 “현빈 ‘킬미, 힐미’ 출연 물망”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단독 보도하면서시작됐다. 현빈이 ‘킬미, 힐미’ 출연을 고사했다고 설명하는 과정 속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사실 한 드라마가 제작되는 과정가운데, 특정 배우가 주인공으로 물망에 올랐다가 취소되는 경우는 계약서 도장을 찍기 전까지 비일비재로 일어나는 일이다. 아무리 제작사과 배우 쪽 모두 출연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해도, 출연을 확정하는 과정까지 여러 변수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출연료 미지급이나 촬영 날짜 미조율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일은 있어도, 캐스팅 물망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어나는 일은 지금까지 극히 드문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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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현빈의 ‘킬미, 힐미’ 물망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오앤과 팬엔터 모두 현빈이 ‘킬미, 힐미’에 출연하지 않으며 이는 이미 2개월 전 마무리 된 이야기라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사실을 알리는 과정 속 팬엔터가 공식보도에 “현빈 측에 대본을 넘기지도 않았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갈등이 커지게 됐다.
이 같은 팬엔터의 표현에 불만을 드러낸 현빈의 소속사 오앤엔터테인먼트(이하 ‘오앤’)는 지난 29일 오후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팬엔터 측이 올해 초 ‘킬미, 힐미’ 출연을 제안했다. 10월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팬엔터는 1차 대본과, 수정대본을 오앤에 보내왔다. 지난 27일 ‘대본을 현빈 측에 전달한 적도 없다’는 팬엔터의 입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제작사와 배우는 공생하는 관계지 계약서상에 명시된 단순한 갑을 관계는 아니다. 팬엔터가 어떤 의도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한 배우를 폄하하는 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분개했다.
배우를 폄하하지 말라는 현빈 측의 입장은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일단 보기 드문 강경한 반응의 보도자료였으며, 현빈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팬엔터 측에서는 시나리오는 넘겼는데 넘기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한 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갑을 관계 언급은 자칫 잘못하다가는 제작사와 소속사 사이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팬엔터는 30일 오앤에 보도자료에 대한 공식보도자료를 보내며 이 같은 표현을 한 것에 대한 실수를 인정하는 한편 현빈 측에 꼭 폄하라는 말을 사용해했어야 했나는 유감을 표했다.
팬엔터는 “지난 27일 오후 모 매체가 단독 보도한 ‘현빈 출연 물망’ 기사를 발행했다. 이미 수개월 전 일단락된 현빈 씨의 ‘킬미, 힐미’ 출연 여부가 어떤 의도로 다시 뒤늦게 거론됐는지가 당사로선 매우 의심스러웠고 당황스러웠다”며 “현빈 씨 소속사는 문제의 발단이었던 기사가 어떤 경위로 부정확하게 작성됐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은 없이, 1차 보도 자료에 포함됐지만 2차 보도자료에선 삭제된 일부 표현을 집요하게 문제 삼아 당사에 현빈 씨와 팬클럽 회원들을 상대로 팬클럽 홈페이지의 사과문 게재만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건의 궁극적인 원인과 당사의 수습 노력은 외면한 채, ‘한 배우를 폄하하는 건 아니라고 판단한다’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다’는 등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피력하고 있는 현빈 씨 소속사에 팬 엔터테인먼트는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불만을 토했다.
앞서 말했듯이 배우가 물망에 올랐다가 불발되는 일은 ‘킬미, 힐미’ 뿐 아니라 모든 드라마가 똑같다. 이처럼 감정싸움으로 번지도록 한 이는 바로 팬엔터 그 자신에 있다. “스케쥴을 문의한 적은 있지만 시나리오도 준적 없다”고 펄쩍 뛰며 부인하는 처음 팬엔터의 대처는 충분히 오해를 살만했고, 이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깔끔하게 사과하면 끝이 날 일이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첫 단독기사 작성여부에 집중하며 마치 이 같은 정보를 현빈 쪽에서 흘렸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출연을 고사한 현빈 측에서는 이 같은 말을 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말이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를 팬엔터에게 씌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배우 폄하 말라’며 입장을 밝힌 현빈 측도 지나치게 반응하면서 서로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일을 크게 키운 것이다. 게다가 다른 시각에서 보면 팬엔터 또한 피해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같은 논란은 ‘킬미, 힐미’ 남자주인공을 캐스팅함에 있어 큰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결국 팬엔터는 이
현빈 측과 팬엔터, 이제 더 이상 누가 더 잘못했느냐가 문제가 아니게 됐다. 더 큰 화가 일어나기 전 현명한 대처가 필요할 때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