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06년 대한민국 수준이하 6명을 모아 무모한 대결을 펼치며 시작됐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어느덧 400회를 맞이했다.
방송으로 시청자들과 횟수는 400회, 멤버들이 함께 모여 울고 웃었던 9년이라는 시간동안 자리를 지켜온 ‘무한도전’은 이제 더 이상 ‘수준 이하’의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예능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그야말로 ‘정상’에 오른 것이다.
정상에 오른 ‘무한도전’이지만 이들은 정상에 오른 것에 만족하기 보다는, 제작진을 비롯해 멤버들은 앞으로 나아갈 ‘무한도전’이 미래와 ‘무도스러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에 ‘무한도전’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무한도전’ 400회 기자간담회를 열며 지난 간 추억들을 회고하고, 현재 되찾아야 할 ‘무도스러움’과 향후 미래에 대한 진솔한 고민들을 털어놓았다.
↑ 사진제공=MBC |
인기가 오르면 오를수록 ‘무한도전’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사람들의 편견 속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적인 색깔로 비춰지면서, 이에 대한 부담감과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것도 수차례다. 김 PD는 이에 대해 “초창기에는 쉽게 떠오르는 것을 중심으로 했다. 어떤 옷을 입혀도 재미있게 보일 수 있는 환경이었는데 저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왜 우리에게만 그러지’ 할 정도로 기대치가 높아지다 보니 의식을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었다”며 “본질이 무엇인가, 때로는 너무 공익거리만 안고 가려는 모습이, 우리 깜냥에 벗어난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어떻게 하면 토요일 저녁 한 시간 반을 아깝지 않게 해드릴 수 있을까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무한도전’의 1인자이자 전채적인 흐름을 이끌어나가는 유재석은 “사실 저는 정치적인 색깔은 잘 모른다. 다만 예능은 재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른 분들 역시 각자 맡은 파트에서 재미있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제작진이 만들어 놓은 판에 재미있게 놀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보다 재미와 웃음”이라고 녹화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를 전했다.
↑ 사진제공=MBC |
혹시 ‘무한도전’ 제작진 선발기준에 ‘끼’와 ‘개성’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PD는 웃으며 “김윤의 작가의 경우 저희도 회식자리에서 춤추는 모습을 처음 봤다. 다들 의외의 모습이라고 하지만 생각해 보면 집에 가기 힘들 정도로 밤샘작업이 많음에도 꿋꿋이 견디는 일에 대한 욕심과 끼, 열정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덕분에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 같다. 물론 장기를 보고 제작진을 발탁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식구가 들어올 때 내심 장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렇듯 개성 넘치는 제작진, 그리고 멤버들이 만들어 낸 ‘무한도전’의 400회는 어떤 모습일까. 400회 특집 녹화에 대해 노홍철은 “거창한 것을 찍을 줄 알았는데 둘둘 짝을 지어서 관찰예능프로그램에서 볼 법한 작은 카메라를 준비했더라. 관찰 카메라 안에 찍히는 내 모습이 굉장히 신선했다”며 “제 짝이었던 하하의 경우 카메라만 있으면 예능을 하던 습관이 있어 낯설어 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에 어떻게 나갈지, 그리고 형님들은 어떤 결과를 만들지 기대된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작진의 시도도 하하의 반응도 신선했다”며 “어제 촬영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촬영 후 소감을 드러냈다.
![]() |
↑ 사진제공=MBC |
400회 이후 ‘무한도전’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무한도전’의 미래에 대해 김 PD는 “거창한 게스트를 초대해 해봐야지 하는 특집은 없다. 현재 제작진들과 함께 모여 이야기 하는 특집 대부분이 멤버들과 같이 하는 아이템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현 ‘무한도전’은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명에의 연예대상까지 수상할 정도로 정상에 올라있는 프로그램이다. 즉 앞으로 더 성장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일궈왔던 것들을 유지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보수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김 PD 역시 이에 공감을 표하며 “인지도를 쌓을 때는 캐릭터도 새로웠고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좋았다. 아이템들도 풍부했다”며 “현재는 성장보다 유지하는 단계다. 앞으로 나가는 것보다 보수 하는 것이 더 힘든 것 같다. 예전에는 아이템 선정이나 추진에 있어서도 쉽게 접근했던 부분이 있다면 이제는 녹화 전날 새벽까지 치열하게 고민한다. 만약 고민 끝에 자신 있게 보여드릴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닌 거 같다 싶을 때는 포기할 때도 있다. 비록 힘들기는 해도 그게 ‘무한도전’ 나이에 대한 책임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새롭게 등장하는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으려는 멤버들과 제작진의 자존심이 ‘무한도전’의 원동력”이라고 정의한 김 PD는 “이제 작은 것 하나에 더 이상 일희일비 할 단계는 지났다. 예능에서 하는 웬만한 건 다해보자는 생각에 진행해 왔다. 그 시간동안 우리가 잘하는 것, 그리고 못하는 것
한편 ‘무한도전’ 400회 특집은 오는 18일 오후 6시20분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