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만화가 드라마가 되고, 영화가 뮤지컬이 되는 게 이제 낯설지 않는 시대가 왔다.
최근 인기를 끈 tvN 드라마 ‘미생’은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고, SBS에서는 마니아 층이 탄탄한 웹툰 ‘냄새를 보는 소녀’를 오는 2015년 3월 편성을 확정했다.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킹키부츠’는 실제 스토리를 영화화한 작품을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이처럼 원작의 작품을 다른 매체로 옮겨 제작하는 것을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라고 한다. 하나의 콘텐츠를 영화, 게임, 음반, 애니메이션, 캐릭터상품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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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방면에서는 드라마보다는 원소스 멀티유즈의 사례가 적다. 영화 또한 2000년 이후 만화 원작을 활용한 영화 제작이 급증했다. 2006~2008년에 특히 만화 원작 영화가 많이 등장했는데, ‘아파트’ ‘다세포소녀’ ‘타짜’ ‘식객’ ‘바보’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타짜’를 제외하고는 흥행에 참패했다. 2010년에야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이끼’가 4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다. 연극 ‘이’를 원작으로한 영화 ‘왕의 남자’(2005), 동명 연극을 영화화한 ‘해무’(2014) 또한 연극의 활용 사례에서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뮤지컬과 연극에서도 원소스 멀티유즈 방식의 열풍은 계속됐다. 드라마와 뮤지컬을 합성한 드라마컬, 영화(Movie)와 뮤지컬을 합성한 무비컬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뮤지컬 업계에는 원소스 멀티유즈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겨울연가’(2006) ‘대장금’(2007) ‘미남이시네요’(2012) ‘커피프린스 1호점’(2012) 등의 드라마가 뮤지컬로 재탄생 됐다.
연극에서는 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많다. 웹툰 ‘삼봉이발소’ ‘우연일까?’ ‘사춘기 메들리’는 연극화 돼 현재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연극에 옮긴 ‘순정만화’는 꾸준히 꾸준히 롱런 중이다. 또한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연애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꽃’(2011), 안톤 체홉의 동명 소설을 연극화한 ‘반야삼촌’(2015 예정) 등이 소설을 연극으로 재탄생한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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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 중 하나는 광범위한 독자층 덕분이다. 기존 만화나 소설은 독자층이 협소한 반면, 웹툰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특징을 지닌 인터넷을 매개체로 하기 때문에 다른 콘텐츠들보다 파급력 면에서 우수하다. 이에 대해 ‘와라 편의점’의 지강민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웹툰이 대중들에게 쉽게 알려질 수 있어 원소스멀티유즈화하기 편한 면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매체에서 매체로 옮기는 방식을 넘어서 산업과 산업 사이로 옮겨가는 사례도 많다.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는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로 만들어졌으며, 교육용 책과 장난감, 팬시용품 등이 활발하게 이뤄져 문화 산업과 출판 산업, 디자인 산업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이처럼 원소스 멀티유즈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계에서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개발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각 영역이 서로 영향을 주며 더욱 풍성한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분명 원소스 멀티유즈는 의미가 깊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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