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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철(사진=유용석 기자) |
가수 이승철 이야기다. 이승철은 5일 서울 대신동 필름포럼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곧 방영을 앞둔 KBS1 다큐멘터리 프로그램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전했다.
오는 8일과 9일 2부에 걸쳐 방송 되는 KBS 신년특별기획 '이승철과 탈북청년 42인의 하모니-그날에'가 중심인 자리였다. 또 다른 사실은 그가 오는 12일 신곡 해낼 수 있다'를 발표한다는 것이었다.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 홍보를 위해 필요불충분한 과정이다. 이승철의 해당 다큐멘터리 참여는 그가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하려다가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면서 이미 널리 알려졌던 터다.
당시 이승철은 일본 측 처사가 자신이 독도에서 노래를 부른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승철은 귀국 후 항의의 뜻으로 이 다큐멘터리의 주제가인 '그날에' 음원을 무료 배포했다.
각 언론과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그는 "엄밀히 '그날에'는 독도 노래가 아니다. 통일과 평화에 대한 노래"라고 설명했고, 탈북청년합창단에 대한 소개도 이때 이뤄졌다. 이승철은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그날에’와 ‘아리랑’을 불렀고,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합동 공연도 했다.
"세계적인 가수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하고 있다. U2 보노를 비롯해 7~8명의 가수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내용도 이때 다 나왔다. 많은 이들이 그와 함께 분노했고, 불의에 맞서 정의 구현에 나선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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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주의자에 불과하다"는 무작정 비난이 나온다. 어떠한 증거나 타당한 설득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이러한 논리가 그를 얽매고 있다. 과거 대마초 흡입 혐의를 비롯해 아주 모범적인 삶을 살지않은 그에게 덧칠해진 편견이다. 결국 '이미지 세탁용 애국심 마케팅'이란 주장이 더해졌다.
여기에 이승철의 신곡 '해낼 수 있다'의 뮤직비디오로 최근 큰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미생'이 쓰인다고 하니 그를 향한 부정적인 화살의 촉은 더욱 날카롭게 변했다. '미생'의 인기에 공짜로 숟가락 하나 얹겠다는 그의 심보로 비쳐진 셈이다.
더군다나 이 곡은 이승철의 자작곡이 아니다. '슈퍼스타K'에 출연했던 밴드 네이브로의 멤버 정원보가 추운 겨울날 지속되는 무명생활 팍팍했던 삶을 그려낸 곡이다. 이승철은 이 곡을 우연히 듣고 편곡해 생명력을 더했다. 이 곡은 개사돼 NC다이노스 응원가로도 쓰이고 있다.
이승철은 "나 역시 드라마 '미생'을 애청했던 팬이었다"면서 "등장인물의 꿈을 지켜보면서 함께 응원하고 울고 웃었다.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미생'의 사연을 간접 체감하면서 그들을 응원할 기회가 있길 희망했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이와 관련해 현재 다양한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를 '미생'이라 여기는 청춘들의 도전을 바탕으로 한 미생합창단, 또 미생을 응원하는 소규모 무료 개최 등을 놓고 논의 중이다.
그의 모든 계획은 데뷔 30주년을 맞은 사회환원프로젝트 ‘온(ON) 캠페인’의 일환이기도 하다. "거창해 보이고 부담도 되지만 나에게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이만한 사랑을 받았으면) 이제 가수로서 노래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당연히 함께 해야 한다는 책임.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승철의 진정성을 두고 제3자가 벌써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그는 "소박하게 시작했던 꿈이 커진 느낌이다"고 했다. 우리는 누구나 처음부터 '완생(완전히 삶·바둑에서 활로가 막혀도 죽지 않는 상태의 돌을 말한다)'이 될 수 없다. 그 역시 아직 '미생(완전히 죽지는 않은, 완생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돌)'이다. '완생'을 꿈꾸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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