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종합편성채널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빠질 수 없는 감초가 있다. 주인공을 빛나게 하고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방송인 윤택과 이승윤이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사람씩 산속에 사는 자연인들과 2박3일을 고스란히 함께 보내며 교양 프로그램에 예능 감각을 입혔다.
122회를 지나오면서 두 사람이 익힌 ‘자연인 친화법’은 어떤 것일까. 잊지 못할 ‘먹방(먹는 방송)’은 무엇일까. 4년째 접어든 ‘나는 자연인이다’의 반(半) 자연인 두 사람에게 갖은 질문을 쏟아냈다.
Q. 낯선 이를 경계하는 자연인, 가까워지는 노하우는?
윤택(이하 윤) : 혼자 오랫동안 사신 분들이라 누군가 나타나면 마음을 열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첫째 날부터 자연인을 쫓아다니면서 엄청나게 말을 걸어요. 이것 저것 물어보고, 제 얘기도 하죠. 그럼 둘째 날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수가 엄청 많아지세요. 셋째 날 되면 직접 연출까지 하려고 하신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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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또 하나의 볼거리 ‘먹방’! 가장 기억나는 오싹한 ‘먹방’은 무엇?
이승윤(이하 이) : 2회 때 고라니 간을 먹은 적 있는제 지금 생각해보면 그걸 어떻게 먹었나 싶어요. 민물고기를 그냥 회로 먹은 적도 있고요. 탈 났냐고요? 아뇨, 당연히 멀쩡했죠. 그 외에 배고파서 먹는 건 찬이 없어도 정말 꿀맛이에요. 다들 맛있냐고 물어보는데 배고픈 상태에서 산 속에서 먹으면 그 땐 뭘 먹어도 맛있지 않겠어요?
윤 : 전 애벌레 먹었던 게 기억나요. 소나무 속에 내장까지 보이는 투명한 애벌레가 있었는데 자연인이 대뜸 먹으라고 건네주더라고요. 어떻게요? 씹고 삼켜야죠. 물컹거리는 게 입속에서 탁 터지는데? 신기하게도 고소한 땅콩 맛이 나더라고요. 하하. 그리고 ‘나는 자연인이다’ 찍으면서 변한 건 제가 ‘물에 빠진 닭’이나 붕어 요리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서 먹으면 기가 막히게 맛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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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많은 자연인 중 유독 기억나는 분은?
윤 : ‘피똥’싸게 산을 타게 했던 13회 자연인 장권수 씨요. 동굴에서 살면서 생쌀과 염장 김치를 드시던 분인데 기억하나요? 대표적인 자연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재료 구하러 조금만 올라가면 된다고 했는데 장장 4시간동안 산을 탔죠. 힘든 것도 힘든 건데 뭘 얻기 위해 집념을 갖고 노력하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더라고요. 방송에선 진짜 짧게 나와서 아쉬웠지만.
이 : 전 1회에 나온 김용호 씨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30년째 전기나 수도 없이 산중생활하신 분인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사는 진짜 자연인이죠. 또 최근에 ‘호통 할배’라고 120회에 나왔던 원덕희 씨는 얼마 전에 전화가 와서 ‘보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굉장히 가슴이 찡했어요.
Q. ‘나는 자연인이다’로 얻은 것과 잃은 것?
윤 : 얻은 건 굉장히 많죠. 나도 언젠가 저들과 함께 자연의 방식으로 살아야겠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건강도 좋아졌고 살도 97kg에서 90kg으로 자연스레 빠졌죠. 잃은 건 살인가? 하하. 아무래도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 건 좀 미안한죠.
이 : 저도 주말에 아내와 데이트도 못하고 아이와 시간을 자주 보낼 수 없다는 게 아쉬워요. 얻은 거요? 사고의 폭이 확실히 깊어졌어요. 자연인의 삶을 보면서 그동안 내가 도시생활에 찌들어 있었다는 것도 깨달았고, 급한 성격도 엄청 유해졌어요. 삶에 있어서 뭐가 중요한지 자연인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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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자연으로 귀화할 생각은?
윤 : 전 구체적으로 계획이 있어요. 빠르면 5년, 늦으면 10년 안에 가족들을 데리고 자연으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이미 자리도 마련했어요. 아내에게 얼마 전 이 얘기를 꺼냈더니 ‘언젠가는 그럴 줄 알았다’고 담담히 대답하더라고요. 하하. 아이들도 자연에서 자라는 게 정말 좋지 않겠어요?
이 : 저도 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사실 자연인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 생활이 좋다는 걸 알면서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느꼈거든요. 지금은 생각이 반반이에요.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