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은 2015년에 과연 ‘나영석 표’가 아닌 다른 히트 예능 프로그램을 내놓을 수 있을까.
tvN은 2014년 하반기를 드라마 ‘미생’과 나영석 PD의 ‘삼시세끼’로 행복하게 보냈다. 2014년의 여름은 ‘잉여공주’‘마이시크릿호텔’ 등의 작품들이 연이어 참패하는 바람에 드라마 부문이 고민거리로 급부상했지만, 예능도 따지고 보면 그렇다할 작품들이 나오지는 않은 시기였다.
코미디 성격이 강한 ‘코미디 빅리그’나 ‘SNL코리아’ 시리즈가 아니라면 ‘더 지니어스’ 시리즈의 3탄인 ‘더 지니어스:블랙 가넷’ 정도가 기억에 남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시리즈물들도 어쩐지 2014년에는 주춤하는 모양새였다. ‘SNL코리아’는 15세 관람가를 등급을 조정한 탓인지 강렬한 19금 개그나 날카로운 정치 풍자가 많이 사라졌고, ‘더 지니어스:블랙 가넷’도 2탄에서 한 차례 논란을 겪은 바 있어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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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CJ E&M |
하지만 이는 ‘나영석 표 예능’을 떼어냈을 때의 얘기다. 지난 2014년 나영석 PD는 한시도 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했다. 2013년 말부터 시작했던 ‘꽃보다 누나’를 2014년 1월에 종영시키고, 3월 곧바로 ‘꽃보다 할배 시즌2’를 선보였다. 조금은 쉬나 했더니 8월 ‘꽃보다 청춘’의 라오스 편과 페루 편을 연달아 내놓으며 시선몰이를 했다. 이제는 정말 쉬나 했다. 그랬더니 웬걸, ‘꽃보다’ 시리즈가 아닌 ‘삼시세끼’를 새롭게 내세워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나 PD는 tvN의 대표 프로듀서다. ‘꽃보다’ 시리즈를 대히트 시켰고, 그 스스로 ‘쉬어가는’ 격의 프로그램이었던 ‘삼시세끼’는 케이블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10%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야말로 나영석 PD가 tvN의 예능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를 의식한 듯 tvN은 ‘나영석 표’ 프로그램을 이을 만한 킬러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애를 쓰는 분위기다.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14년 말에만 ‘언제나 칸타레’‘아이에게 권력을?!’‘눈치왕’ 등이 연이어 편성됐다. 파일럿 프로그램 모두 다 정규 편성이 가능할 만큼의 연속성을 지닌 콘텐츠들을 내포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고, ‘눈치왕’은 그나마 4부 편성이 돼 있던 것을 2부로 종영하고 말았다.
이렇다보니 tvN이 나영석 PD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2015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영석 PD는 ‘꽃보다’ 시리즈와 1년 안에 계절 별로 4시즌을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삼시세끼’ 시리즈라는 든든한 콘텐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나영석 PD는 오는 16일 ‘삼시세끼’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삼시세끼-어촌편’을 선보인다. 8부작을 예정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인 2월이면 ‘삼시세끼’의 봄 편을 준비하고 모내기를 시작할 것이다. ‘꽃보다’ 시리즈도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는 또 다시 할배들과 여행을 떠날 예정이고, 이외에도 “다른 아이템들도 구상 중”이라고 밝힌 만큼 예상치 못할 때에 예상치 못한 프로그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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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CJ E&M |
tvN은 아이템의 제약이 다른 방송사보다 덜 한 편이고, 자유로운 편성이 특징이라 ‘콘텐츠 강자’로 불릴 만큼 풍성한 콘텐츠를 자랑했다. 하지만 2014년 ‘나영석 표’ 예능이 아닌 프로그램들이 눈에 띌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한 점은 콘텐츠 생성의 한계가 온 것 아니냐는 위기감을 조성하기 충분하다. 이런 위기감을 극복하려면 2015년에 나영석 PD 작품 이외의 예능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아야만 한다는 분석이다.
물론 아직 비관하기에는 이르다. 비록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tvN도 파일럿 프로그램을 꾸준히 내놓고 있고, ‘수요미식회’나 ‘아이에게 권력을?!’과 같은 다양한 연령층에 소비될 법한 콘텐츠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이는 tvN이 지금의 실험정신을 계속한다면 다양한 시청자들에 오랫동안 어필할 수 있는 장수프로그램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한 나영석 PD도 꾸준히 후배 PD들과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면서 대중들과 후배 PD들이 호흡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충분히 ‘나영석 주니어’가 나올 수 있을 만한 환경이다. 이에 과연 2015년에는 ‘나영석 표’가 아닌 다른 tvN 예능 프로그램도 킬러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