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삼시세끼-어촌편’의 나영석 PD가 특유의 연출력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지난 23일 tvN 새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에서는 배우 차승원과 유해진이 어촌 생활을 위해 만재도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차승원과 유해진은 여섯 시간이나 배를 타고 이동해 만재도에 도착했다.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먹을 거리를 구해오는 등 ‘폭풍 적응력’을 보여 앞으로 이들이 꾸려갈 어촌 라이프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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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삼시세끼 어촌편 방송 캡처 |
이번 1회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앞서 세금 논란으로 하차한 장근석을 제작진이 어떻게 편집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본래 ‘삼시세끼-어촌편’은 차승원, 유해진, 장근석 세 명의 배우가 어촌에서 생활하는 기획이었다. 이미 4회분의 촬영이 완료된 상태에서 제작발표회도 끝냈다. 하지만 제작진은 지난 16일로 예정돼 있던 첫 방송을 미뤄야 했다. 갑작스런 장근석의 탈세 논란 때문이었다.
예상치 못한 위기에 제작진도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첫 방송 하루 전까지 제작진들은 회의를 거듭하며 장근석의 거취에 대해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 나영석 PD는 장근석의 하차로 가닥을 잡았다. 장근석의 출연분을 편집하기 위해 첫 방송 날짜도 변경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이미 어느 정도 나온 촬영분을 편집해야 한다는 것도 그렇지만 가뜩이나 출연진도 세 명으로 단출한데, 한 명이 자리를 비우면 얼마나 허전하겠냐는 것이다. ‘삼시세끼’를 사랑하는 일부 애청자들은 이번 ‘어촌편’ 때문에 ‘삼시세끼’라는 이름마저도 바래버리는 것 아니냐며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영석 PD는 시청자들과의 공감 능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프로듀서다. 장근석의 편집을 결정한 나 PD의 결단 또한 탈세라는 민감한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장근석에 더욱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드는 비결로 항상 “시청자의 마음으로 바라본다”고 말해왔던 나 PD의 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결정이었다.
나 PD는 ‘삼시세끼-어촌편’에서 최대한 장근석의 분량을 편집해내면서 시청자들의 불편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1회는 장근석의 하차 사태를 모르는 이가 봤다면 처음부터 두 사람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를 보고 “새로 촬영한 줄 알았다”는 소감을 쏟아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나 PD의 연출력은 더욱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삼시세끼-어촌편’ 첫 방송 관련 기사들에서 수많은 댓글에서 “나영석 PD의 편집 능력은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장근석의 분량을 최대한 잘라낸 후 차승원-유해진의 존재감만으로 프로그램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시청자가 보기에도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나영석 PD는 아예 프로그램 콘셉트를 ‘삼형제’에서 차승원-유해진의 케미를 이용한 ‘중년 부부’로 바꾸고, 새 콘셉트에 맞는 편집과 자막을 추가했다.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달라지니 장근석의 빈자리는 많이 희석됐다. 그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세 개의 밥그릇과 작게 비치는 그의 뒷모습 정도였다.
물론 장근석의 존재가 완벽하게 사라지진 못했다. 많은 시청자들은 “나도 모르게 장근석의 흔적을 찾게 됐다”거나 “밥그릇 세 개를 보니 마음이 불편해졌다. 나오지 않아도 그가 하차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장근석의 분량을 잘라내다 보니 흐름도 어딘지 모르게 급해보였다는 의견들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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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삼시세끼 어촌편 방송 캡처 |
하지만 이 정도면 선방이다. 시원한 편집으로 인한 허전함은 적재적소의 음악과 재미난 자막, 역동적인 화면 구성이 채웠다. 차승원이 부엌에서 마구 활약을 보일 때에는 노래 ‘아줌마’가 흐르거나 만재슈퍼에 들른 차승원이 주인 아저씨를 부르는 화면에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인상적인 노래 ‘두 유 원트 투 빌드 어 스노우맨’(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이 나오는 식이다.
차승원이 통발을 던지는 모습을 느리게 재생시키거나 파란 지붕의 만재도 집 내부를 빠르게 또는 느리게 속도를 조절하면서 역동적으로 담아내는 등 화면 구상도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세련된 연출 감각과 최대한 시청자의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나 PD의 뚝심이 1회의 호평을 이끌어내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아직은 위기를 ‘완벽하게’ 벗어났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게스트에 이어 고정 멤버로까지 합류한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 논란이나 장근석 분량의 편집 후 빨라진 흐름 등이 ‘삼시세끼-어촌편’의 복병이다. 이에 과연 나영석 PD는 뚝심을 지켜내며 고난 많은 ‘삼시세끼-어촌편’을 끝까지 성공적으로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