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새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이 시청률 딜레마에 빠졌다. 이제 겨우 4회분이 방송됐지만 2%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비난 여론을 맞게 된 것이다. 일부 여론은 ‘암울한 시청률’ ‘끝없는 추락’ 등의 자극적은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드라마 재미를 저조한 시청률로 평가하기엔 아직 이른 건 아닐까.
25일 방송된 ‘내 마음 반짝반짝’은 지난방송분(2.6%)보다 0.3%포인트 하락한 수치인 2.3%의 시청률을 보였다. 경쟁작 MBC ‘전설의 마녀(30.9%)’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성적이다. ‘SBS 주말극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평가가 잇달아 쏟아졌고 작품에 대한 혹평도 이어졌다.
그렇다면 ‘내 마음 반짝반짝’은 회생을 노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작품일까.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드라마 속에는 탄탄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명연기,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소재와 감동, 웃음 등이 살아있었다. 저조한 시청률로 타박하기엔 아쉬울 정도였다.
극중 인물 관계도에서부터 긴장감이 형성됐다. 양념 치킨이라는 메뉴를 처음 개발한 이진삼(이덕화 분)과 그 레시피를 훔쳐 재벌이 된 아버지 때문에 늘 게임에서 진 기분으로 살아온 천운탁(배수빈 분),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여자이자 이진삼의 첫째 딸(장신영 분), 천운탁의 비리를 알고 정면돌파하려는 악바리 셋째 딸 이순정(남보라 분) 등 얽히고설킨 관계는 극적 갈등을 빚는 단단한 토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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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LTE급 전개는 흡인력을 발산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천운탁이 이진삼을 화재 현장에서 의도적으로 구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지만 “누전에 의한 화재”라고 진실을 숨기며 이순진 가족들을 위로했다. 이순진을 향해 오랫동안 간직해오기만 하던 사랑과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비겁한 선택을 했던 것. 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순진에게 “결혼하자”고 청혼해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를 죽인 자와 결혼을 선택한 이순진이 극심한 갈등을 겪게될 것임을 예고한 순간이었다.
이밖에도 룸살롱에서 일하며 허세욕을 채우는 이순수(이태임 분)과 이순정의 감정선도 볼거리였다. 가난한 아버지를 미워해 1년 넘게 연락 없던 이순수는 아버지 부음을 듣고 그길로 장례식장에 달려갔다. 그는 동생 순정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에 오열했고, “엄마 잡아먹은 게 아빠까지 죽게 했다”고 순정을 몰아세웠다.
그러나 순정은 죄책감에 아무 말 못하면서도 언니에 대한 걱정도 가득했다. 그는 장례식을 마친 후 서울로 돌아간 순수에게 전화 걸어 “날 용서 못해서 평생 안본다고 하더라도 첫쩨 언니 연락은 꼭 받아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끊을 래야 끊을 수 없는 자매의 끈끈한 사랑이 보는 이의 코 끝을 시큰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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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진삼이 죽기 직전 딸에게 남긴 메시지도 감동적이었다. 이진삼은 화재 현장에서 순정을 안심시킨 뒤 “잘 봐라. 세상은 불타는 집처럼 위험한 거다. 언제 널 공격할지 모른다”며 “절대 절망하면 안 된다”는 유언을 남겼다. 죽음 앞에서 딸을 살리기 위해 의연하게 대처하는 아버지의 자세가 돋보였고, 나아가 부성애와 가족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하기도 했다.
이처럼 ‘내 마음 반짝반짝’은 시청률 ‘졸작’이라고 폄하하기엔 외면할 수 없는 장점들을 여럿 갖추고 있다. 또한 아직 갈 길이 구만리인 만큼 2%대 시청률에서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에게 뛰라고 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잠깐 넘어져도 호되게 꾸짖지 않고 지켜보는 관용도 필요할 때 아닐까.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