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리뷰] 캐릭터,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라…‘빅아이즈’

팀 버튼 감독 특유의 재기발랄함이 엿보이면서도 기존의 스타일을 지워버리고 온전히 스토리텔링으로 따뜻함을 그려냈다. 마가렛이 그림을 통해 세상에 맞서는 모습이 배우들의 열연과 더해져 가슴뭉클함을 선사한다.

[MBN스타 박정선 기자] “나의 작품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빅 아이즈’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었다.” - 팀 버튼

팀 버튼 감독의 말처럼 영화 ‘빅 아이즈’는 실존 인물인 마가렛 킨의 작품 ‘빅 아이즈’ 속에 숨겨져 있던 놀라운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1950~1960년대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앤디 워홀을 비롯해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향을 끼친 ‘빅 아이즈’와 관련한 사기극이 바로 그 ‘놀라운’ 이야기다.

극중 딸과 생활하는 마가렛(에이미 아담스 분)은 우연히 만난 월터 킨(크리스토프 왈츠 분)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마가렛이 그린 독특한 그림 ‘빅 아이즈’를 월터가 미술계에 팔기 시작하면서 ‘빅 아이즈’는 전 세계를 뒤흔드는 최고의 인기를 얻게 된다. 마가렛은 월터 덕분에 부와 명성을 얻게 되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물론 딸 앞에서까지 ‘빅 아이즈’의 진짜 화가 행세를 하는 월터를 보며 충격에 빠진다.

영화가 배경으로 삼고 있는 미국의 1950~1960년대는 사회적인 대 변혁의 시기였지만, 여성의 지위는 여전히 남성에 못 미쳤다. 그 때의 시대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이 영화에서 마가렛은 월터의 계략을 알면서도 사실을 밝히지 못한 건 과거 폭력을 행사하는 전 남편 몰래 딸과 함께 도주한 전력이 있기 때문. 그런 그녀가 또 다시 딸과 자신의 인생이 추락하는 걸 원치 않았기에 정체를 숨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빅 아이즈’가 시대를 반영하며 한 화가의 이야기를 온전히 그려내고 있는 만큼 팀 버튼이 내세우던 기존의 스타일은 벗어던졌다. ‘가위손’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독특한 상상력을 담은 스토리에 동화 같은 감성이 묻어나는 특유의 영상미를 선보여왔던 팀 버튼 감독이다.

‘빅 아이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따뜻하고 밝은 분위기 속에 묻어나는 특유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했다. 오는 28일 개봉.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