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리얼스토리 눈’에서 난방비 때문에 비극을 맞은 노부부의 사연을 전했다.
2일 오후 방송된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노부부가 화롯불을 피우다 하루아침에 사망한 사건을 취재했다.
이날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지난 1월16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노부부 사망 사건을 다뤘다. 당시 부모님과 일주일 넘게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하던 딸의 부탁을 받은 이웃 주민은 부부의 집으로 들어갔다. 노부부는 숨진 지 열흘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노부부 곁에는 불을 피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화로가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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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리얼스토리눈 방송 캡처 |
주변 이웃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부부는 텔레비전 대신 라디오를 듣고, 저녁을 먹은 후 전깃불을 켜지 않았을 정도로 절약정신이 투철했다고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비가 1만원이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고.
또한 이웃 주민은 부산에 갑작스런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 7일, 할아버지가 불에 태운 나무를 화로에 넣어 집으로 가지고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경찰은 노부부 옆에 있던 화로로 인해 일산화탄소 중독이 일어나 노부부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봤다.
갑작스런 추위에 노부부는 자녀들이 선물한 온수매트와 보일러가 아닌 ‘화롯불’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변의 소문은 무성해져갔다. 많은 사람들은 노부부의 사망을 두고 자살 등을 의심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런 의혹을 부인했다. 자살을 했다면 집을 정리하고 자녀들에 재산에 대한 말을 남기는 등의 증후가 있는데 이번 사건은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는 것. 게다가, 밥솥에는 다음 날을 위한 불려놓은 쌀까지 발견됐고, 경찰은 이들의 사망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결론지었다.
제작진에서 실험을 한 결과, 번개탄은 일산화탄소를 나무를 태운 같은 시간동안 2배나 빨리 타고, 4배나 많은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번개탄에서 나온 일산화탄소와 바람을 막으려고 테이프로 꼭 막아둔 창문 때문에 노부부는 더욱 빨리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끼며 살았지만 노부부의 통장에는 약 60만 원 정도의 돈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두 부부에 지급되는 연금은 약 32만 원 정도였고, 부부의 재산은 넉넉하지 않았다. 아무리 아껴도 정기적인 수입이 없었던 노부부는 더욱 아낄 수밖에 없었고, 작년까지도 구청에서 알선한 공공근로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할아버지는 야근경비를 했고, 할머니는 새벽부터 공공근로 청소를 했다. 부부는 부족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금슬 좋게 살아왔다. 이들이 사용한 한 달 만 원의 가스비는 하루에 한 번 찌개를 끓이기 위해 가스불을 켠 수준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경제 활동이 어려운 노인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겨울철 난방비다. 정부에서는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다양한 에너지 복지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추운 겨울을 더욱 시리게 보내고 있는 노인들이 많은 상황이다. 일명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때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이어졌다.
한편 ‘리얼스토리 눈’은 다양한 시선과 관점으로 사건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루는 시사 프로그램으로 매주 월~금 밤 9시30분에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