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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의 음악은 천천히, 조용하게 흘러간다. 한 음 한 음을 짚어가는 섬세한 기타 연주와 수줍은 듯 유약함이 묻어나는, 하지만 그 어떤 꾸밈도 없는 솔직한 음성으로 독백하듯 노래한다.
그의 음악들이 공통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것은 넉넉한 여백이다. 그 틈으로 지난 날의 기억들이 녹아 들어가 저마다 추억이 담긴 풍경화로 그려지는 느낌, 그것이 이영훈 음악의 서정미다.
2010년 이후 한국 인디신에 많은 포크 성향 아티스트들이 등장했지만 이영훈의 음악이 지니는 이 독특한 서정성은 색채가 다르다.
오히려 이영훈 음악의 감성은 조동진, 김민기, 박학기, 유재하 등 한국 가요사에 선명한 획을 그으며 포크 음악의 명맥을 이어온 선배들과 더 많은 접점을 지녔다.
핑거스타일의 클래식 기타 연주를 위시한 아름다운 멜로디도 그렇지만 가사가 특히 요즈음 아티스트들과 다르다. 내밀한 이야기들을 독백하듯 관조적으로 풀어내는 이영훈의 노랫말들은 마치 한 편의 시 같다는 평이다.
첫 앨범 이후 대략 3년 만에 공개하는 두 번째 앨범 '내가 부른 그림 2'는 여전히 이영훈 특유의 감성이 오롯이 배어있는, 결이 고운 발라드 10곡의 음악으로 채워졌다. 섬세한 나일론 기타 선율이 유려한 노래 '멀리 있는 그대에게', 롤러코스터의 조원선이 참여한 '무얼 기다리나',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내정된 '일종의 고백' 등이다.
사운드에서 다소 변화가 느껴지는데 이는 뛰어난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각광받고 있는 선우정아가 공동 프로듀서로 나선 덕분이라고 소속사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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