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무관심이 답이다.”
관심 받고 싶어하는 소위 ‘관심종자’에게 극약 처방은 비난도 욕도 아닌 무관심이다. 악플러들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독한 말들로 굳이 댓글을 다는 이유는 그 역시 관심에 목말랐기 때문.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이번 주 시청자를 상대로 원펀치를 날린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주연급 비중이었던 배우 김민수를 별안간 사지로 내몰아 하차시키며 또 다시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극 전개와 상관없이 비명횡사한 조나단(김민수 분)의 최후에 시청자는 또 한 번 어이없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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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방송된 ‘압구정 백야’에서는 사망한 조나단이 백야(박하나 분)의 눈물 속에서 입관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미 앞서 건달과 싸움에서 벽에 머리를 부딪치며 사망을 예고한 그였기에 그다지 놀랍지도 않은 결과였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조나단이 부상당한 79회부터 15.4%, 16.0%(80회), 14.8%(81회) 등 15%대 안팎의 시청률을 보이며 논란에 여봐란 듯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 이는 노이즈 마케팅의 결과물로 해석할 수 있다.
‘압구정 백야’는 방송 초기 임성한 신작이라는 꼬리표에 못 미치는 저조한 시청률로 체면을 구겼다. 한자릿수 시청률에 모자라 점점 하락하는 수치를 보여 이름값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그러나 비중 있는 인물의 급작스러운 사망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내놓으며 반전을 꾀했다. 전작 '오로라 공주'에서 12명을 하차시킨 만큼 임성한의 ‘데스노트’는 방송되자마자 큰 효력을 보였다. ‘압구정 백야’ 첫 희생자의 탄생은 논란과 화제를 함께 불러오며 자체최고시청률 경신이라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빚어냈다.
물론 비난도 쏟아졌다. 개연성과 상관없는 죽음에 임성한 월드의 만행이 드디어 시작됐다는 보도는 물론 ‘압구정 백야’에서 앞으로 몇 명을 더 하차시킬 지를 진단하는 얘기들도 튀어나왔다. 그러나 시청률이 올랐다는 결과만 놓고 봤을 때 만약 임성한 작가와 제작진이 노이즈 마케팅을 원했다면 이런 들끓는 비난들은 오히려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준 셈이었다. 등장인물처럼 작가의 의도에 끌려가는 꼴이었다.
‘압구정 백야’는 내러티브만 놓고 봤을 때 '막장' 아침드라마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작품성도, 그렇다고 개연성 있는 극적 전개도 없으니 비교될 만하다. 그럼에도 대우는 여느 미니시리즈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너무 분에 넘치는 대접 아닐까.
관심이 오히려 독이다. 임성한 월드에서 눈을 돌리자.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