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 첫방①] KBS표 ‘정치 인물 사극’ 포문을 열다

[MBN스타 손진아 기자] ‘징비록’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긴장감과 배우들의 묵직한 존재감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4일 오후 방송된 KBS1 대하드라마 ‘징비록’에는 서애 류성룡(김상중 분)과 선조(김태우 분)이 일본 조선 통신사를 파견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징비록’은 첫 장면부터 강렬했다. 임진왜란을 겪은 후 류성룡이 피를 토하며 ‘징비록’을 힘겹게 집필해나갔고, 곧바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3년 전인 1589년의 조선으로 되돌아갔다.

류성룡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김규철 분)가 조선을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고, 선조에게 통신사를 파견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선조는 관백과 국교를 맺으면 금수일 것이라면서 국교를 맺을 생각이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에 대신들은 관백의 상황을 살피기 위한 것이라 재차 통신사 파견을 요청했지만 선조의 반대 의견은 단호했다. 하지만 대신들 역시 팽팽하게 대립했고, 대립 끝에 겨우 선조의 마음을 돌려놓았다.

그럼에도 이미 조선에는 점점 피바람이 불어 닥치고 있었다. 일본 해적들의 마을 침략은 점점 심해져만 갔고, 수많은 백성들이 일본 해적들의 손에 죽어나갔다. 조선을 둘러싸고 조여오는 좋지 않은 예감을 눈치 챈 류성룡은 조선을 살리기 위해, 백성을 위해 쉴 틈 없이 선조와 대립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KBS 대하사극의 부활을 알린 ‘정도전’의 명성을 이을 ‘징비록’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징비록’은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혁신 리더 류성룡이 임진왜란 7년을 온몸으로 겪은 뒤, 국가 위기관리 노하우와 실리 위주의 국정 철학을 집대성하여 미리 나라를 강하게 만들어 환란을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후세에 전하고자 집필한 동명의 저서를 바탕으로 하는 대하드라마다.

첫 회부터 ‘징비록’은 팽팽한 긴장감을 안방극장에 선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더욱 생생해진 실감나는 전투 장면부터 연기파 배우들의 총집합으로 누구하나 어긋나지 않고 조화를 이루어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몰입도를 더했다.

임진왜란 직전 조정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읍현감에서 7계단 올라간 전라좌수사로 이순신을 천거한 서애 류성룡의 개혁의지, 고뇌와 아픔, 선조와 조정 대신들의 정치적 갈등 등을 그리기 시작한 ‘징비록’은 기품 있는 사극의 조짐을 보이며 흥행을 예감케 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