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극장가 최고의 성수기로 꼽히는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국제시장’의 흥행 이후 이렇다 할 흥행 작품이 나오지 않아 극장가는 한숨으로 가득하다. 그만큼 설 연휴, 극장가 성수기에 거는 기대는 더욱더 크다.
이번 설 연휴에는 지난해처럼 한국 영화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색을 보이는 한국 영화와 다양한 외화들의 등장으로 고르는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어린이들과 어른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애니메이션까지 더해 극장가를 풍성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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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화: ‘복고’로 관객층 넓힌다
올해 한국영화의 복고열풍에 불을 지핀 ‘국제시장’은 지난해 12월17일 개봉한 이후 2달이 지난 현재까지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다.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은 개봉 53일 째인 지난 7일 누적관객수 1302만3664명을 기록하며 ‘괴물’(1301만9740명)을 제치고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외화까지 포함하면 ‘명량’(1761만1963명) ‘아바타’(1362만4328명)에 이은 역대 3위 기록이다. 지난 16일까지 전국 404개의 스크린에 걸려 있을 만큼 개봉관 수 역시 여전히 만만치 않다. 때문에 설을 맞아 다시 극장가를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극장가 복고 영화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쎄시봉’이다. ‘국제시장’이 1950~1980년대 한국 근대사를 담았다면, ‘쎄시봉’은 1960~1990년대를 담아냈다. 1960년대 서울 무교동에 실제로 존재했던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당시를 살았던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조영남 등 실제 인물들의 젊은 시절, 거기에 가공의 인물 오근태와 민자영의 로맨스를 더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쎄시봉의 주옥같은 명곡들이 극의 전반에 배치되어 있어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은 시계추를 더 과거로 돌렸다. ‘조선명탐정2’는 조선시대를 다룬다. 2011년 개봉한 ‘조선명탐정’이 478만 관객을 보았던 만큼 이번 작품 역시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이번에는 조선에 비밀리에 유통되는 불량은괴를 단속하려는 탐정 김민(김명민 분)과 그의 파트너 서필(오달수 분)의 이야기를 다뤘다. 여주인공으로는 히사코 역의 이연희가 투입됐다. ‘조선명탐정2’는 조선시대를 그린만큼 과거에 대한 공감보다는 코믹에 초점을 맞춰 관객들의 배꼽을 정조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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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화: 다양한 상차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한국 영화의 ‘복고 열풍’에 맞서는 외화는 다양한 상차림으로 관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6일 하루 동안 11만3568명을 동원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에 대한 기대가 크다. ‘킹스맨’은 엑스맨의 매튜 본 감독의 새 첩보영화로, 경찰서에 구치된 에그시의 재능을 알아본 베테랑 요원 해리 하트가 그를 구제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영화다. 매튜 본 감독과 마크 밀러 작가의 작품으로, 창작력을 인정받은 두 천재가 만나 혁신적인 스케일과 스타일, 스토리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화끈한 스파이 액션이 압권이다.
배두나와 워쇼스키 감독이 다시 만난 ‘주피터 어센딩’도 설 극장가를 노린다. 거대한 스케일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미래적 양식, 영국 박물관의 고딕 바로크 양식 등을 결합한 아름다운 영화미학을 통해 환상적인 장면을 보여줄 예정이다.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 ‘7번째 아들’은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태어나 온갖 악령을 물리치는 존재를 주인공으로, 블록버스터의 명가인 ‘레전더리 픽쳐스’와 ‘어벤져스’ ‘엑스맨’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만든 영화다. 괴물과 주인공의 싸움, 주인공과 악의 군단들과의 싸움 등에 3D 시각효과를 도입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설 연휴를 앞둔 17일에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이미테이션 게임’이 개봉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독이 불가능한 암호를 풀어 1400만 명의 목숨을 구한 천재 수학자의 실화를 다뤘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컴버배치가 연기한 앨런 튜링의 조력자 조안 클라크로 출연한다. 18일에는 조니뎁 주연의 ‘모데카이’와 ‘언터처블:1% 우정’으로 돌풍을 일으킨 올리비에르 나카체·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영화 ‘웰컴, 삼바’가 개봉한다. ‘모데카이’는 파산 위기에 몰린 영국 귀족이 복원 중 도난당한 명작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웰컴, 삼바’는 프랑스 불법거주 노동자와 대형 헤드헌팅사 임원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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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과 아이를 동시에 만족시킬 ‘애니천국’
‘도라에몽’은 원작자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3D영화 ‘도라에몽:스탠바이미’로 지난 12일 개봉했다. 일본 개봉 당시 5주 연속 박스오피스를 기록하며 800만 관객을 모았다. 주인공 진구와 도라에몽이 처음 만나게 된 순간부터 가슴 아프게 헤어지는 순간까지 ‘도라에몽’의 역사를 담았다. ‘스폰지 밥’ 역시 3D로 제작된 ‘스폰지밥 3D’로 18일 관객들을 찾는다. 극중 최고의 인기메뉴 게살버거의 조리법을 알아내기 위해 인간 세상으로 떠난 스폰지 밥과 친구들의 모험을 다뤘다.
또한 원작 탄생 115주년을 기념해서 만든 ‘오즈의 마법사:돌아온 도로시’(12일 개봉)와 ‘명탐정 코난:코난 실종사건-사상 최악의 이틀’(12일 개봉) ‘옐로우버드(18일 개봉)’도 관객들을 찾는다. ‘오즈의 마법사’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을 내세워 지난해 설연휴를 강타했던 ‘겨울왕국’의 뒤를 이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명탐정 코난’은 1994년부터 시작된 시리즈의 20주년 기념작품으로 20년간 사랑받고 있는 꼬마 명탐정 코난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옐로우버드’는 집을 떠나본 적이 없는 아기새와 철새들이 지구를 반 바퀴 도는 여행을 무기로 내세웠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