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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머님께서 참 힘들게 살아 오셨어요. 지켜보면서 가슴 아픈 순간이 참 많았는데…(제가) 데뷔한 이후에도 조금 편안해지셔도 될 텐데 계속 바쁘게 지내셨어요. 정작 본인은 괜찮다고 하시지만 아들로서 마음 한 구석이 늘 저려왔죠. 올해 설에는 정말 뿌듯한 마음으로 고향에 내려갈 수 있게 됐어요. 제 인생 가장 감동스러운 선물을 해드렸거든요, 하하!”
얼마 전까지만 해도 KBS ‘왕의 얼굴’에서 비극적인 운명에 맞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던, 비운의 세자 광해군으로 분한 서인국이 20대 평범한 청년으로 되돌아왔다.
최근 ‘슈퍼스타K’ 출신 가수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 배우로서도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대세’ 서인국을 만났다. 첫 공중파 주연으로 과감히 사극을 선택, 우려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그는 기대 이상의 연기로 보란 듯이 호평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어깨가 적어도 10cm쯤은 올라가겠거니 했더니 오판이었다. 예전 신인 때 보았던 모습 그대로다. 90도로 정중히 인사를 하며 주변의 환호에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아서도 자신을 보기 위해 주변에 몰려온 팬들 때문에 몇 분간 민망해하며 입을 열지 못했다. 여전히 대중의 시선이 부끄럽냐고 물으니 “늘 똑같다”며 웃으며 답한다.
긴장감도 풀 겸 오랜만에 주어진 ‘꿀’ 같은 휴식에 대해 물으니 곧바로 ‘부모님’ 이야기부터 꺼냈다. “평범한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올해 연휴에는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보낼 예정이에요. 부모님이 정말 그리웠거든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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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저는 전형적인 부자 관계에요. 무뚝뚝하고 재미없는…(피식), 워낙 엄격한 분이라 처음 연예인에 대한 꿈을 말했을 때 반대가 심했었죠. 제가 워낙 강하게 나오니 나중엔 자포자기로 나오셨는데, 제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시곤 내심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조금씩 이름도 알려지고 TV에도 나오니 보이지 않게 응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작품이 끝났을 땐 ‘수고했다’고 격려의 말도 해주졌어요. 고향에 내려가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어요, 하하!”
그에게 올해 귀향길은 어느 때보다도 특별하다고 했다. 주로 중장년층이 열광하는 장르인 ‘사극’을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한 만족감도 있겠지만, 부모님을 위해 뿌듯하게 준비한 선물이 있기 때문. 이 선물을 부모님과 함께 처음 확인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설렘 가득한 눈으로 그는 “내려가자마자 꼭 들려야 할 곳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부모님이 참 열심히 살아오셨어요. 특히 어머님은 여성임에도 불구,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거친 일을 많이 하셨고, 제가 데뷔한 이후에도 쭉 그렇게 살아오셨어요. 좀 편안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 컸는데 그 때마다 ‘놀아서 뭐하니, 나도 바쁘게 내 삶을 만들어가야지’라고 말씀하시곤 했죠. 얼마 전까진 폐휴지를 줍고 다니셨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커피숍’을 열어 줬습니다. 예쁘게 단장을 맞추고 영업 중이라고 들었는데…이번에 내려가면 처음으로 그곳을 볼 수 있게 됐어요.”
설렘 반 감격 반, 잠시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버지께서는 늘 제게 ‘니가 밖에서 하는 행동들은 뭐가 됐든 그게 다 부모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욕을 하던, 침을 뱉던, 그건 모두 부모 얼굴에 하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거짓 없이, 내 꿈 하나만을 추구하며 열심히 달려왔는데 조금이나마 그런 강직한 부모님께 작은 보탬과 정성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그저 행복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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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가수과 배우를 병행하면서도 ‘음악’을 놓은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다만 음악적인 확약이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음악은 언제나 저의 가장 솔직한 모습을 담기 때문에 시간이나 주변 선입견에 휩쓸리지 않고 하려고 해요. 이번 앨범은 특히 ‘나의 음악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강하게 어필 했어요. 음악이야 말로 내 스스로 준비가 완벽할 때 하고 싶고, 들려드리고 싶은 제 이야기니까요.”
그는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새 앨범을 가지고 일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잠깐이라도 휴식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혼자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요. 익숙하지 않은 단어지만,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못 해본게 많은 것 같아요. 여행을 통해 나를 한 번 돌아보고, 새로운 에너지도 충전하고…앞으로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준비해야할 것도 많아요. 변화에 적응을 잘 하는, 수식어가 딱히 없는 ‘전문적인’ 내가 됐으면 하는 목표가 있어요. 노래로 공감하고 연기로 감동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화이팅!”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