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홍보사 쉘위토크는 드라마 ‘밀회’ ‘괜찮아, 사랑이야’ ‘힐러’ 등 작품성 있는 여러 드라마의 홍보를 성공적으로 치러온 회사다. 노희경, 송지나, 정성주 등 워낙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맡기도 했지만 극장 예고편, 길거리 일대일 홍보 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드라마 성공에 일조했다.
그 중심에 서있는 심영 대표에게 드라마 홍보의 24시간을 물었다. 그는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 홍보로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다양한 얘기들을 풀어놨다.
Q. 드라마 시작 전 홍보 기획부터 굉장히 치열하다고 들었어요?
A. 일단 주조연 캐스팅이 끝나면 홍보 기획안을 준비하는데 쉘위토크는 전체 홍보의 60% 힘을 여기에 쏟죠. 기획안이 거의 눈문 수준이거든요. 드라마 시작 전에 받을 수 있는 대본이 기껏해야 1~4부 정도 분량인데 이걸 분석하고 상상해서 20부작까지 늘렸을 때 드라마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대강 가이드라인을 잡고 홍보가 어떻게 이뤄질지 기획하죠. 이걸 방송사와 제작사가 수락하면 그때부터 홍보가 진행됩니다.
↑ 사진 제공=쉘위토크 |
Q. 기획안 안에는 어떤 아이템들이 담기나요?
A. 출연 배우 팬클럽과 연계해 배우들의 블로그를 만든다던가, 작품 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고사나 제작발표회 등 이벤트 관련 아이디어들을 주로 제시합니다. 하지만 100가지 아이템 가운데 방송사가 선택하는 건 극히 적어요. 20% 정도 건지면 홍보마케팅의 성공이라고 할 정도죠.
Q. 기획안이 통과되면 어떤 작업들이 진행되나요?
A. 방송사가 수락한 틀 안에서 홍보 아이템들이 구체화되는데요. 대본 리딩 사진이나 포스터를 공개하는 건 기본적인 일이고 첫 방송 전까지 큰 불협화음이 나지 않도록 배우들의 팬들을 살피는 것도 홍보의 업무 중 하나죠. 특히 멜로드라마의 경우 남녀주인공 ‘케미(케미스트리 준말)’가 가장 중요한데 만약 팬 사이에서 ‘어울리지 않는다’ ‘누가 더 아깝다’ 등 작품에 부정적인 견해들이 나오면 시작하기도 전에 작품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관리하죠. 팬클럽에 첫 회 응원메시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거나 홈페이지에 첫 방송을 축하하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해요.
이뿐만 아니라 경쟁작 분석도 들어가요. ‘경쟁작과 어떻게 차별화를 주느냐’를 두고 같은 시간대 방송을 유심히 지켜보죠. 특히 장르가 비슷하거나 소재가 겹치면 더욱 예민해지기도 하고요.
Q. 드라마가 시작하면 굉장히 바빠질 것 같은데요. 홍보팀 24시간이 어떻게 돌아가나요?
A. 홍보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시청자가 드라마를 보고 싶게 하는 ‘간절함’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거에요. 프리뷰를 작성하거나 리뷰 작성 작업도 여기에 속하는 홍보 활동이에요. 미니시리즈 경우 방송이 끝나는 11시부터 리뷰를 준비하는데요. 드라마 관련 평가들이 올라오는 각종 사이트를 모두 살펴보고 리뷰를 작성하면 다음 날 보도자료로 언론매체에 발송합니다. 또 여기에서 얻은 정보들을 제작진, 배우 소속사에 전달하기도 하고요.
이 작업이 끝나면 2시쯤 되는데 잠시 눈을 붙였다가 오전 6시40분쯤 시청률을 확인해요. 이전 성적을 경신하거나 등수가 오르면 바로 그 내용을 보도자료로 작성해 다시 언론에 보내죠. 이렇게 하루 평균 5~6개 보도자료를 쓰고 보내는 것 같아요. 이후 시간엔 촬영 현장을 찾아 사진 홍보 자료를 만들거나 뒷얘기를 담은 영상을 찍기도 하죠. 정말 24시간이 모자른 것 같아요.
Q. 각 작품마다 사전 홍보를 독특하게 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밀회’의 경우 극장 예고편으로 홍보했다고요?
A. ‘밀회’는 가정용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가 아니었잖아요? 40대 여자와 20대 남자의 로맨스니까요. 그래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게 제일 큰 목표였어요. 만약 극장에서 영화 예고편처럼 드라마 예고편이 붙어 나온다면 어떨까. 돈을 내고 영화관에 들어온 사람들에게만 특별하게 공개된다는 것이 작품의 고급스러움을 높여주면서도 궁금증을 자극하니 효과가 배가 될 것 같았어요. 실제로 반응도 굉장히 좋았죠.
Q. 이번 ‘하이드 지킬, 나’의 경우 어떻게 홍보했나요?
A. ‘하이드 지킬, 나’ 홍보 작업은 현빈의 복귀작이라는 점에 집중했어요. 서울 전역에 현수막을 부착하고 출근길 2030 여성 회사원들을 주 타겟으로 잡아 현빈의 얼굴이 새긴 물티슈를 나눠줬죠. 앞으로 매주 수, 목요일에 현빈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생활밀착형이면서도 입소문 효과를 노린 거죠.
Q. 이렇게 공들인 드라마 홍보, 아무래도 없을 때보단 시청률에 효과가 있겠죠?
A. 확실히 달라요. 특히 드라마 초반은 홍보의 힘이 아주 중요하죠. 관심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홍보팀이 붙지 않을 때보다 시청률이 확실히 차이가 나죠. 하지만 6회 이후부터는 홍보보다 콘텐츠 힘이 더 커져요.
Q. 그렇다면 드라마에게 홍보란 어떤 의미일까요?
A. 애국가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예전 TV 방송은 애국가로 시작해 애국가로 끝나잖아요? 그러나 시청자들이 크게 염두하진 않죠. 홍보도 비슷해요. 드라마 제작의 처음과 끝을 지키면서도 그림자처럼 없어야만 표시가 나는 그런 작업 같아요. 매력이요? 작품 밖의 얘기를 내가 제일 먼저 알고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재미? 그리고 홍보 방법이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게 이 일의 제일 큰 매력포인트인 것 같아요.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