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끊임없이 제기됐던 기존 가요시상식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된 한국대중음악상.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풍파를 겪으면서 변화를 맞고 역할도 커졌다.
한국대중음악상이 만들어질 시기엔 지상파 3사의 가요 시상식이 존재했었다. 물론 그 때 당시에도 잡음은 상당했다. 매년 방송사와 기획사간의 이해 관계 때문에 공정성 논란이 계속됐다. 한 소속사의 독식은 물론 방송사와 관계가 좋지 않은 가수들은 후보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었고 상을 받으려면 무조건 시상식에 참가해야 했다.
2004년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은 지상파 방송 3사와 음악채널, 스포츠신문 등이 주최하는 연말 가요 시상식을 폐지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연제협은 “시상 선정기준이 모호해진 데다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으며 연예기획사 간 반목과 불신을 조장하는 등 연말 시상식의 취지가 무색해 졌다”고 주장하며 통합 시상식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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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촌극 중 하나는 2005년 MBC ‘10대가수 가요제’가 무산된 사건이다. 당시 MBC는 SG워너비를 10대 가수 중 한팀으로 선정했으나 SG워너비 측이 “2년 동안 MBC에 출연한 적이 없다. 상을 받을 명분이 없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이후 보아, 윤도현까지 스케줄을 이유로 출연을 못하게 되면서 시상식은 취소됐고 2006년엔 아예 전면 폐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물론 이러한 병폐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지상파 3사의 시상식은 사라졌지만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이 열리고 있으며 여전히 팬들의 인기투표가 큰 영향력을 끼친다. 한 해 동안 활약이 뛰어나더라도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시상식에서 얼굴도 볼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다. 시상식이 폐지되는 수모를 겪었어도 여전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대중음악상이 가지는 가치는 특별하다. 지상파 3사의 가요 시상식이 폐지되기 전 시작한 한국대중음악상은 점점 크기를 키워가며 성장했다.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없는 이들에게 기회를 줬다.
TV에서 볼 수도 없는 뮤지션들이 상을 받는 모습에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향후에는 아이돌들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태양이나 인피니트, 소녀시대, 엑소 등도 상도 수상했다. 아이돌이나 메이저 음악에 대한 외면이 아니라는 것을 꾸준히 증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인디레이블 관계자는 “요새 연말 시상식은 크게 의미 없다. 골든디스크 시상식도 음반 자체가 많이 안 나가는 상황이다. 그런데 한국대중음악상은 심사위원단도 많고 각계각층의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이 평가를 내리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은 음원 차트가 가요 프로그램처럼 우위가 됐다. 근데 차트라는게 한 번 상위에 올라가면 몇 개월 찾아듣지 않고도 자리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다양한 음악들, 인디 레이블들이 설 자리가 없다”며 “하지만 한국대중음악상으로 주목을 받으면 여러번 회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힘이 크다. 후보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고 감사할 일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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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이돌들이 선정되고 있는데 한국대중음악상에 선정된 아이돌은 음악성이 있는 아이돌이라고 인식하더라”라며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고 점점 커져가는 게 아닌가 싶다. 처음엔 ‘인디 시상식’이냐고 했는데 지금은 범위라는 게 생겨가는 것 같고 세월이 갈수록 수상작이 쌓이는 게 의미가 있다. 정기고가 2012년엔 최우수 알앤비&소울 부문에서 상을 받았는데 이번엔 소유와 함께 부른 ‘썸’으로 후보에 올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남우정 기자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