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12년이라는 역사를 간직한 한국대중음악상, 하지만 정작 대중들은 이런 시상식이 있다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다.
2004년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한국대중음악상을 책임지고 있는 이지선 사무국장은 이런 평가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꾸준히 운영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 상황에 대해 밝혔다.
이지선 사무국장은 “사실 많은 홍보를 하려고 노력을 하지 않은 적은 없다. 시상식도 멋지게 하고 싶고 지상파 3사처럼 매체력이 좋은 곳을 통해 중계도 하고 싶다. 하지만 방송사들이 이런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돈을 써서 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일부 시상식은 상 앞에 후원하는 기업의 이름을 붙여서 상을 만들기도 하지만 한국대중음악상은 소신을 지키고 있다. 스폰서가 필요하긴 하지만 매년 바뀌는 스폰서 기업에 따라서 상의 이름을 바꾸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한국대중음악상 측은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서 인디 음악의 활로를 개척한 EBS와 논의를 통해 방송을 기획하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실행으로 옮기진 못했다. 방송사를 통해 시상식이 전파를 타려면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는데 현재 예산으론 어림도 없는 상태다.
이 사무국장은 “방송사는 외부 행사를 방송할 때 굉장히 큰 돈을 받는데 저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아니다. 이전에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서 지원을 받기도 했는데 2009년 갑자기 지원을 중단했다. 그 이후로 정부 지원도 받지 못하고 후원 회원들의 도움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한국대중음악상을 받는 수상자들이 대부분 인디 뮤지션이 되면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것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이라는 이름과 달리 정작 대중성이 있는 가수는 찾기 힘들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사무국장은 “‘그들만의 리그’라고 하는데 음악 시장 자체가 다르다. 그렇다고 저희가 메이저, 아이돌에게 상을 주지 않는 것도 아니다. 잘 만든 메이저 음악엔 당연히 상을 준다. 다만 장르적으로 메이저 음악 시장에서 록 음악을 하는 이들이 많이 없다 보니 그런 방향으로 보일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다. 퍼포먼스가 어울리는 뮤지션이 방송 시장에 있다면 한국대중음악상은 우리만의 리그가 있다고 인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 다만 우리 가요계가 다양해지려면 야구처럼 여러 리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여러 의혹도 있고 예산으로도 힘든 상황이지만 나아가야 할 방향은 확실하다. 논란이 되는 와중에서도 시상식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무국장은 “일단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예산 때문에 매회 조마조마하다. 그래도 음악인들이 한국대중음악상을 가치있게 생각하고 음악팬들이 기다려준다면 회수를 더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한국대중음악상을 받는 음악인들이 이 상을 받는 것을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큰 목표이자 기쁨이다.”라고 밝혔다.
남우정 기자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