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드라마 속 단골 캐릭터 중 하나는 교사다. ‘호랑이 선생님’부터 ‘아이엠샘’ ‘거침없이 하이킥’ ‘공부의 신’ ‘여왕의 교실’ ‘학교’ 시리즈 등에서는 교사 캐릭터가 극의 중심에서 맹활약하며 재미를 이끌었다.
확고한 교육관을 갖고 아이들을 성장시키기에 노력하는 교사부터 학생들을 일류대에 보내기 위해 원칙을 고수하는 고지식한 교사, 늘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친근한 아버지 같은 교사까지. 다양한 교사들의 모습이 드라마를 통해 소개된다.
이런 다양한 교사 캐릭터 중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 교사는 어떤 캐릭터일까. 현직 교사 3명을 만나 진실 혹은 거짓을 가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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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속에 비춰지는 교사의 모습을 보다 ‘이건 진짜 거짓이다’ 했던 장면이 있다면?
H 교사(2년차) : ‘학교 2013’에 나온 장나라의 모습이다. 학교에서 학생 한 명 한 명 붙잡고 설교하거나 가정방문하는 모습. 요즘 가정방문은 개인사생활침해로 위법이기 때문에 금지다. 그리고 기간제 교사가 교장, 교감선생님에게 협상을 요구하는 일은 더더욱 말이 안된다.
K 교사(3년차) :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늘 학생들에게 당하고 천사 미소를 짓고 있는 분은 아직 본 적이 없다.
S 교사(5년차) : 예전에 ‘로망스’라는 드라마를 볼 때 고등학생이었다. 그때는 교사가 된다면 저런 애정관계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택도 없는 이야기. 아이들은 아이들일뿐이다. 일에 치이다보면 아이들도 일감으로 보일 때가 있다.
◇ 드라마를 보면 수업시간에 교사 말에만 집중하는 학생으로 가득한 교실 풍경이 나오기도 한다. 과연 실제로 교사에게 집중하는 학생은 얼마나 될까?
H 교사 : 집중하는 학생은 한 반에 1~2명이다. 정말 극소수다.
K 교사 : 수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선생님의 재량이겠지만 한 반에 10명 미만에 학생이 집중을 한다. 집중을 못하는 몇 명의 학생은 아무리 주의를 줘도 듣지 않는다.
S 교사 : 물론 100%는 교사의 이상적 희망이지만, 보통 열에 8~9명 정도만 집중하고 1~2명은 공상의 세계에 잠겨있다.
◇ 요즘 수업 분위기가 궁금하다.
H 교사 : 과목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선생님 졸려요. 나 좀 내버려 두고 선생님은 하던 거 하세요.”의 분위기가 잦다.
K 교사 : 제각각이다. 전체적으로 수업에 집중을 못하는 반도 있고, 선생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반응하는 반도 있다. 점심시간 전인 4교시에는 밥을 기다리며 흥분한 아이들로 산만할 때가 많다.
S 교사 : 반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비행성이 강한 아이들이 있는 반은 다소 수업시간에 자거나 딴 짓하는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그중에도 보석처럼 눈을 반짝이며 열공하는 아이들이 있다. 반면 학년평균보다 반 평균이 10점 이상 높을 정도로 학업에 열중하는 반도 있다. 다른 반 친구 필기까지 베껴 와서 질문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하지만 이반에도 제2의 신사동호랑이를 꿈꾸며 수업시간에 오선지에 작곡을 하는 아이도 있다.
◇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학교에 찾아오는 학부형들이 종종 드라마 속에 등장한다. 진짜로 이런 학부모가 있을까?
H 교사 : 있다. 아이 반을 옮겨 달라고 하는 학부형도 있고, 어떤 부모는 아이가 젓가락질을 잘 못한다고 점심시간에 올라가 지도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K 교사 : 타당한 이유로 학생을 체벌했는데 그대로 학교로 달려와서 소란을 피우는 학부형도 있다.
S 교사 : 어떤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전에 공교육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학부형께서 아이를 자퇴시키겠다며 담임선생님과 상담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자퇴를 하려면 2주간의 조정시간과 절차가 있는데, 학부형께서 공무원들 하는 일이 다 이렇다며 꽤 오랜 시간 동안 교무실을 소란스럽게 하셨다. 교감선생님께서 직접 오셔서 상담도 하셨는데 학부형께서는 반복적으로 공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셨고 분노했다. 과연 학교만의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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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드라마 속 교사를 보면 교사가 대놓고 학생들 앞에서 한 학생의 치욕을 주는 일이 있다. 실제로도 가능한 일일까.
H 교사 : 절대 못한다. 학생이 갑인 세상이다.
K 교사 : 이루어질 수 없다.
S 교사 : 요즘은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불가능하다.
◇ 드라마 속 교사의 모습을 보다 가장 공감 갔던 장면이나 모습이 있다면?
H 교사 : 딱히 없다.
K 교사 : 엄격한 모습 뒤에 자상함을 갖고 있는 그런 선생님은 현실에도 있다.
S 교사 : 일본드라마 중에 ‘고쿠센’이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그 드라마에서 교사와 교감하며 비행에 익숙한 아이들이 서로의 신뢰를 확인하며 점점 교화되는 부분이 있다.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패셔너블한 교사도 ‘진짜’ 있을까?
H 교사 : 없는 것 같다. 선생님도 박봉인데 먹고 살기도 바쁘다고 한다. 주위를 봐도 정말 그냥 다니는 것 같다.
K 교사 : 확실히 젊은 교사들이 패셔너블하다.
S 교사 : 노홍철스러운 패셔너블까지는 어렵지만, 교사라고 해서 정장만 입는 건 아니다. 실제로 7부 면바지를 입고 발목을 내놓는 댄디한 차림을 하고 다니시는 남교사도 있고, 철마다 유행하는 트랜디함을 보여주는 여교사도 있다. 물론 핫팬츠나 짧은 치마 같은 과한 노출은 불가능하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